“한번쯤 각자의 책읽기 역사, 영성독서의 계통도 등을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그동안 어떤 책을 읽었고, 그 책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되돌아본다면, 독서의 가치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송제훈 선생(베드로·서울 원묵고 교사)이 강조하는 이른바 ‘독서 교육’의 결과는 “개개인이 책 읽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며 “그 시작은 부모 혹은 교사들부터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전반을 들여다보면 독서가 일종의 ‘스펙’을 쌓는 도구가 되어버린 현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중·고등 교육 현장에서 독서는 효율적인 입시 수단의 하나로 취급되는 실정이다.
송 선생은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작가, 번역가, 독서교육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가톨릭신문사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가톨릭 영성독서 지도사’ 양성교육에서는 인문학 관련 강좌를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송 선생은 학교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이 독서의 가치를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데 힘쓰고 있다.
송 선생은 “대부분의 교사들이 요즘 학생들은 예전에 비해 너무나 책을 읽지 않는다는데 공감한다”며 “‘야동’과 ‘게임’,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학생들이 책과 더더욱 멀어지게 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최근 학교 교육 안에 ‘독서 교육’이 도입됐지만, 이 또한 입시를 위한 토론, 논설 과정의 지원책으로만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고 대학입시에 활용해 책읽기의 도구화를 더욱 부추기는 실정이라고.
송 선생은 “책읽기는 실질적으로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며, 책 읽는 아이들이 경쟁력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인적인 가치를 북돋우기 위해 자연스럽게 책읽기를 생활화 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 도구로써 책읽기를 활용만 할 때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송 선생은 “성인들, 특히 학부모들이 먼저 명문 대학생 또는 높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으로 사는 것이 중요한지, ‘나’라는 한 존재로 또한 한 사람의 배우자이자 부모로 사는 것이 더 중요한지, 행복이란 무엇인지,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전인적인 교육을 위해 우선 부모 교육이 적극 실현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송 선생은 종교 교육 안에서 독서 교육이 적극 도입되고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온갖 엔터테인먼트가 난무하는 우리 사회 현실에서 학교 교육만으로는 올바른 가치의 적용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각 가정에서 부모가 올바른 모범을 보이는 것은 물론, 주일학교 교육 등에서 보다 적극적인 독서 교육이 이뤄진다면, 청소년들이 보편적인 인간 가치를 알고 실천하며 올바로 성장하는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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