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 기념 청소년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이 열린 21일 수원교구청에는 책을 통해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만난 청소년들이 모였다. 청소년들은 어떻게 순교자들을 만났을까.
각각 초·중·고등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유진(예비신자·10·동백성마리아본당), 이솔(헬레나·15·모현본당), 최다경(리디아·19·비전동본당)양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순교자를 알면 1등을 할 수 있어요. 하느님한테서 1등을 하고 싶어요.”(정유진양)
10월 4일 세례를 앞둔 유진양에게 이번 상은 기쁜 선물이다. 순교자를 열심히 공부한 것이 1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세례를 준비하며 기도문을 외우고 있는 유진양은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을 좋아한다. 그가 “예수님을 끝까지 믿고 기도를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기도 중에서 묵주기도가 가장 재미있다는 유진양은 복자 정약종을 본받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 게 목표다.
“124위 순교자를 알아가면서 저보다도 어린 순교자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믿기 때문에 목숨을 내놓은 순교자들을 보면서 성당에 다니는 이유를 찾고 싶어요.”(이솔양)
솔양은 지금까지 특별히 성당에 다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주일학교 성가대에서 반주자로 봉사하고는 있지만 해야 하는 일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복녀 이봉금(아나스타시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기 신앙을 돌아보게 됐다. 자신보다도 어린 12살도 채 안 되는 나이의 복녀가 어떻게 순교할 수 있었는지 짐작하기도 어려웠다. 복녀를 통해 신앙의 무게를 느껴서일까. 요즘 솔양은 반주나 기도하는 일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녀는 “하나를 해도 조심하고 주의 깊게 하게 된다”고 했다. “여전히 성당에 왜 다니는지 답은 나오지 않았다”는 솔양은 “충실히 성당에 다니면서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위해 희생했다는 것에 감동했어요. 그동안 학업에만 신경써온 걸 반성하고, 그냥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아버지 뜻을 따르겠다는 용기를 내며 능동적으로 믿으려 해요.”(최다경양)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인 최다경양은 124위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반성의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렇게 지킨 신앙을 소홀히 여겼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신앙을 나중으로 미뤄선 안되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순교자들의 모습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의 신념이었다.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신념을 가질 수 있겠구나”하고 느낀 다경양은 자신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좋은 경험이었다. 진심을 다해 쓴 글이 상을 받은 것을 보며 진심을 다하면 사람들도 알아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것을 얻으려는 생각으로 읽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다가가려 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도 124위 순교자들에게 다가가 봤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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