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계속적으로 실패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렇게라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다면 지금 하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전 일본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이자 전임 사이타마교구장 타니 다이지 주교는 평화운동에 대한 확신과 평화를 수호하는 이들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강정 평화 컨퍼런스와 평화대회’ 참석차 찾아온 제주에서 그는 현재 제주 강정마을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오키나와현 주민들과 강정 주민들의 연대를 제안했다.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봐야 합니다.”
그는 2010년 이래 세 번째로 방문한 강정의 해군기지 건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놀랍다고 전했다. 특히 공사 현장 인근에서 봉헌되는 미사 중에도 끊임없이 오가는 덤프트럭을 보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동북아 평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타니 주교는 일본의 사회 문제에도 관여해 오고 있다. 정평위 위원장이었을 당시 과거 일본의 행위에 대해 한국과 중국에 사과를 표시하고, 재일 한국인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일본의 평화헌법 수호를 위한 운동도 펼쳤다.
“일본에는 민족, 인종 차별 문제 등이 있습니다. 30년간 사제생활을 하면서 이런 문제들은 제 사제생활의 중심이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의 군사지역이 된 오키나와 문제는 저의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타니 주교는 보다 적극적으로 오키나와 문제에 동참하고자 2013년 돌연 교구장을 사임했다. 그 후 주민들의 의견과는 달리 곳곳에 미군기지가 세워지는 오키나와현에 거주하며 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오키나와교구에 평화위원회를 세우고 조직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건설과 관련해서 정평위가 지속적으로 관여했지만 일본교회 공식 입장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오키나와교구 역시 지역 주민들 모두가 함께하는 평화운동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교회가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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