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64년 시골에서 태어나 광주의 살레시오 중학교를 다니면서 매주 1회 1시간 이상 교리수업을 듣고, 미사를 봉헌한 적이 있다. 당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미사의 언어가 라틴어로 진행됐고, 신부님께서 벽을 보고 미사를 주례하신 점이었다. 또 성가도 라틴어로 불러야 해서, 미사에 참례는 했지만 내용은 대부분 알아듣지 못했다. 그 이후 서운한 일이 생겨 교회에서 멀어졌다가, 좋은 계기가 생겨 1970년대에 다시 성당에 나가게 됐다. 그때 변화된 점은 미사의 언어가 한국어로 진행됐다는 부분, 한국어로 된 성가가 많아졌다는 부분, 성당의자가 생겼다는 부분, 교회제도와 전례가 전면적으로 변화됐다는 부분 등이었다. 이 모든 것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개최한 성 요한 23세 교황의 덕분이라고 하니 다시 한 번 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일어난다.
이태리 산골 농부의 아들로서, 성인 교황이 되신 것은 하느님의 선택과 은총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77세 노구의 평범한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돼 과도기적 교황이 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 누구도 생각 못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열어 그가 사랑한 교회를 새롭게 했다.
성 요한 23세 교황님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현대 가톨릭교회도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으나 주님께서 지켜보고 계셨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늘날 가톨릭교회의 전례, 미사, 제도 등에 참으로 큰 기여를 하신 참 목자이자 다정다감한 교황이 성 요한 23세 교황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또한 64년을 살아오며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받았음에 감사드리며, 평신도로서 이런 저런 교육을 받게 해주시고, 최근의 시련과 고통도 주님의 축복과 은총으로 극복하게 해주심에 감사하며, 지금 내 곁에 계신 분을 예수님이라 생각하고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게 하는 다짐을 하게 됐다. 저자에게 감사드리고 성 요한 23세 교황님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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