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청소년국이 주관한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기념 청소년 독후감 공모전’에는 순교복자들의 삶을 느끼고 묵상한 청소년들이 쓴 우수한 독후감들이 모였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공모전 최우수상 작품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자신이 진심을 다해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수많은 신자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지키고자 했던 신앙에 대한 사랑을 보며 과연 나 자신은 이토록 간절하게 바라고 지키고자 했던 것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몇 번이나 놀라 책장을 앞으로 넘기고 뒤로 넘겼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자 희생 당했고, 희생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천주를 외쳤다는 사실이 정말 감동적으로 다가왔고, 천주교인으로서 나의 자세도 바로 잡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책에 나온 신자들 공통점은 모두 천주를 정말 간절하게 바라봤고,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신앙을 지켰다는 것이다. 책의 맨 뒤, 지금은 하느님의 곁에 앉아있는 신자들 목록을 보며 나는 마음 깊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보낸 시간들이 내가 간절히 바라고,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책에는 나보다 어린 신자부터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신자들까지 모두가 천주교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계셨다. 이 세상에는 내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되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런 것들이 우리들에게 사소하게 여겨지곤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의 의미를 끝까지 이해하려 곱씹어 본다면, 당연하게 여겨지던 것들이 너무도 소중하고 의미가 깊은 것들일 때가 대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천주교 신앙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신자들이 박해를 받으며 지켜오고 전해온 천주교라는 하나의 공동체이자 신앙의 의미가 매우 깊고 소중한 것이라는 깨달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꽃다운 청춘이 된 나이부터 인생의 반을 걸어온 나이 등등 다양한 삶의 여정을 포기하고 자신의 신앙을 지키리라는 뜻을 가지고 죽음에 임한다는 것이 얼마나 존경스러운 일인지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신앙을 지키고자 하는 것은 잘못된 일도 아니고, 옳지 못한 일도 아닌데 억압에 눌려 박해를 받았다는 사실이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가톨릭공동체가 만들어 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천주를 지금처럼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입학 후,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나는 급성 신우신염 진단을 받게 됐고 병이 쉽게 호전되지 않자 그것은 마음의 병으로까지 번져갔다. 온 몸이 아프고 기댈 곳 없는 상황이던 그 때, 내가 의지할 수 있었던 한줄기 빛은 바로 천주교라는 신앙이었다. 책 내용 속 일부에는 ‘위험이나 궁핍, 고통을 당할 때에도 결코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지나온 힘겹고 어려웠던 날들이 떠올랐다. 그 때 나는 이 책 속의 구절처럼 ‘지금은 좀 아프고 힘들지만 분명 하느님의 어떤 뜻이 있으실 거야. 두려워하지 말고 이겨내보자.’ 이런 생각을 하며 그 캄캄한 동굴을 지나왔던 것 같다. 이처럼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나의 소중한 경험 하나 하나와 책의 구절을 맞춰보며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문하셔서 큰 행사인 시복식을 치렀다.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어떤 행사인지 잘 몰랐을 내가 책을 읽은 이후에 시복식을 접하게 돼서 더욱 시복식이라는 행사가 마음 깊이 다가왔다. 복자나 성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조사하는 심사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책 속에서 한 분 한 분 접해보고, 만나 뵈었던 분들이기에 더 나에게도 시복식이라는 행사가 소중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남은 인생에 있어서 더욱 천주교에 의지하고 믿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었고, 그분들의 뜻깊은 희생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인지 배우게 됐다. 이 깨달음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분명히 하나의 큰 지혜가 돼 지금 내가 이 책을 통해 느낀 배움보다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느님 뜻을 거스르는 일을 하지 않으려 했던 신자들 이야기를 가슴 깊이 되새기며 나도 하느님 뜻을 어기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싶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분들께 이런 깨달음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어요. 저도 하느님의 뜻을 어기지 않고, 큰 의미를 되새기며 살아갈게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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