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이행균(라파엘·50·서울 방이동본당)씨가 오는 10~20일 서울아산병원 갤러리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전시를 연다. 주제는 ‘믿음 소망 사랑’이다. 치유의 약은 바로 믿음과 소망, 사랑에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작가는 솔직하고 가식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그는 일상 생활에서 관찰하고 느꼈던 모든 것들에서 믿음과 소망, 사랑을 찾아냈다. 그리고 자신이 느낀 솔직한 감정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이번에는 특히 신앙적인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세례 받은 지 2년 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신자지만 주님을 향한 오롯한 마음만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한 그는 차가운 돌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작업할 때 기쁜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돈이나 명예 등 다른 목적을 갖고 있으면 작품에 꼭 나타나게 되더라고요. 이번 전시는 주님께 봉헌하는 만큼 종교적인 마음을 기쁘게 또 솔직하게 전하고자 애썼습니다.”
이씨는 완전히 빈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 작가로서의 욕심보다 주님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했다.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이 ‘라파엘의 고민’ ‘부활 전야’ 등이다.
지인 부부의 손을 본 떠 제작한 ‘카타리나의 기도’ ‘아우구스티노의 기도’와 지난해 가톨릭미술상 공모전 조각부문 2등으로 선정된 ‘골고타의 길’도 세상에 선보인다. 가로 1m20㎝, 세로 20㎝, 높이 80㎝ 크기의 대형 돌을 직접 깨서 십자가를 만드는 오프닝 퍼포먼스도 준비 중이다.
“아직 교리를 잘 몰라서 항상 신부님과 주변 신자들에게 물어보면서 작업했어요. 이전에는 생각나는 대로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젠 한 번 더 고민하게 됩니다. 성미술은 신부님께서 축복함으로써 신앙의 도구가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 신중하지 않을 수 없죠.”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중 지인 중 한 사람이 ‘카타리나의 기도’라는 작품의 주인공이자 같은 본당에서 연을 맺은 윤채영(카타리나)씨 부부다. 프란치스코전교수도회 후원자이기도 한 부부는 그에게 가난한 수도회의 열악한 상황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씨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기로 결정, 수익금을 프란치스코전교수도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그것이 그가 배운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
“마음을 비우고 작업했는데도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는 힘이 닿는 대로 교회 미술을 작업하고 싶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집인 성당에서 더 많은 분들께 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문의 02-3010-6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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