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의 엄마가 책 읽어주는 소리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모여든다. 너나 할 것 없이 귀는 쫑긋, 두 눈은 책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책 읽어주는 소리에 대화하듯 말을 건네거나 대답하기도 한다. 어느 틈엔가 서너 권의 책이 지나갔다. 자연스레 다른 아이 엄마가 책 읽어주기에 나섰다. 몇 권씩 읽어줘도 아이들은 지루한 기색 하나 없다.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제 나름대로 책 내용을 이해하며 책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다 그림으로만 보던 호랑나비를 발견하곤 한데 몰려 나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군데군데 무리지어 핀 꽃을 볼 때마다 아이들은 잠시 멈춰 꽃향기도 맡곤 한다.
‘책 읽어주기와 함께하는 가족힐링캠프’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모습이다.
2~3일 경기도 양평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는 ‘내림의 집’에서는 사단법인 ‘책읽어주기 운동본부’(이사장 심영면)가 주관하는 제6회 ‘책 읽어주기와 함께하는 가족힐링캠프’(이하 책 읽어주기 캠프)가 펼쳐졌다.
책 읽어주기 캠프는 엄마와 자녀가 함께 자연에서 즐기는 이른바 책읽기 여행이다. 아이의 올바른 독서 습관을 키울 뿐 아니라, 특별히 자녀와의 애착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고 싶거나 관계 개선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도 적극 권유된다.
이 캠프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엄마가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모습이다.
아이들은 태어나기 이전부터 먼저 귀를 통해 즉 듣기에 의해 각종 정보를 습득한다. 따라서 책 읽어주기는 어린이들의 독서 능력을 키워주는 기초가 된다.
‘책읽어주기 운동본부’ 심영면(요셉) 이사장은 “한 사람이 올바른 독서 습관을 갖추기 위해 돕는 첫 번째 과정은 바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라며 “잘 들은 아이들이 읽기도, 말하기도, 쓰기도 잘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심 이사장은 “책을 읽기 위해서는 단순히 글자를 아는 것만이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어휘와 문장, 각종 지식 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것을 익히고 연습하도록 이끄는 발걸음이 바로 책 읽어주기”라고 전했다.
책 읽어주기 캠프에서 엄마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주며, 오로지 아이에게만 집중한다. 아이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엄마의 관심과 사랑 안에서 책 읽는 소리를 듣는다.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시간엔 엄마들끼리 한데 모여 육아의 고충이나 책읽기 효과 등에 대해 담소를 나누며 내·외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캠프는 풍요로운 자연 속에 자리한 피정의 집에서 열려 더욱 인기다. 수도자들이 제공하는 유기농 식단은 엄마들 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편식 등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캠프에 참가하는 ‘엄마’들은 “아이들이 각자 가져오는 책도 다양하고 그 책을 엄마들이 돌아가며 책을 읽어 주다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독서에 대한 자극과 흥미를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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