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계획이요? 생명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신데, 가족계획이라는 말 자체가 있을 수 없죠.”
전문석(레미지오·52·대전 도룡동본당)·최보향(안나·49·대전 도룡동본당)씨 부부는 1일 가톨릭대 주관 제2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 상을 받았다. 8남매를 낳아 성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며 생명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줬기 때문이다. 부부는 입을 모아 말한다. “자녀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일곱째를 낳을 때도 여덟째를 낳으리라 생각 하지 못했어요.”
처음부터 많이 낳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매일 함께 성경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부부는 그저 “인공적으로 피임하는 것은 하느님 뜻에 어긋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렇게 민아(안나·23)·민지(가타리나·21)·하진(사무엘·19)·하윤(베르나르도·17)·하상(바오로·15)·하경(요한 비안네·10)·민경(아녜스·8)·하민(마르티노·6)이를 만나게 됐다.
자녀들을 하느님의 선물이라 생각했지만, 생활에 따르는 어려움이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년 가까이 어린 자녀를 돌보면서 밤에 제대로 잘 수 없었고, 늘 기저귀가방에 육아용품을 한가득 지고 다녀야했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마냥 곱지만은 않았다. 자녀의 고생을 원치 않았던 부모의 책망을 듣기도 했고, 신자·비신자를 막론하고 많은 주변사람들이 “제발 좀 평범하게 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 역시 “왜 사서 고생을 할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부부는 “하느님만 믿고 살아가려 했다”며 “기도가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버겁기도 했지만 많은 아이들은 오히려 부부의 일상을 기쁨으로 이끌었다. 부부와 8남매,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
전씨는 “매일 퇴근할 때 ‘아빠!’라고 외치며 달려오는 아이들과 껴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최씨는 가족이 모여 식탁에 둘러앉아 왁자지껄 식사할 때가 신이 난다. 그리고 매 주일 저녁, 가족 모두가 기도하며 성경말씀을 나누는 자리는 부부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저희가 무슨 큰 일을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천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어도 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저 행복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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