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폐위)는 10일 제12회 ‘세계사형폐지의 날’(World Day against the Death Penalty)을 맞아 성명을 발표, 우리나라가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사폐위는 ‘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이 되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사형제도가 법적으로도 완전히 폐지되는 것은 단순히 없어져야 할 제도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람에 대한 존중 그리고 치유를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으로 사형을 집행한 이후 단 한 건의 사형도 집행하지 않아 사형집행이 중단된 지 10년이 된 2007년 말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사실상 사형폐지국가’가 됐다.
사폐위는 이 성명에서 “2013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98개국이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법적으로 폐지했으며, 현재 140개국이 법적으로 혹은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라며 사형제도폐지가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인 추세임을 밝히고 “17년 넘게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어도 이 사회는 심하게 흔들리지도 무너지지도 않았다. 사형제도가 범죄억지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로 검증된 바 있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지난 15대 국회를 시작으로 18대 국회까지 매 국회에서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발의되었고, 18대 국회에서는 여당의원이 대표발의 한 법안을 포함하여 총 3건의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는 등 이미 국회 안에서 사형폐지에 대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면서 “19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통과시켜 복수와 혐오의 악순환을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사폐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3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5회 세계 사형제도폐지 총회 폐막식에 전한 공식 서한에서 밝힌 “교황청은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이라는 보편적인 인식과 가톨릭 교회의 근본적인 가르침에 따라 사형 폐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다시 한 번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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