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20회를 맞은 교구 성경잔치가 12일 경기도 평택시 효명중학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잔치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신앙의 불꽃을 피워 나가자는 각오를 담아 ‘한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를 주제성구로 정했다. 이러한 각오와 다짐에 걸맞게 참석자들은 전에 없이 뜨거운 열의로 성경경시대회, 암송대회, 그림그리기와 글쓰기 등 다채롭게 마련된 프로그램들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경필사본과 성경작품 전시
잔치에 참가한 신자들은 아름다운 사연과 정성을 담은 성경필사본들을 감상하며, 성경필사의 은총에 크게 감탄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신구약성경 1회 완필자 483명에게 교구장 축복장이 수여됐고, 2회 이상 완필한 181명에게 교구장 명의 선물이 주어졌다. 모든 신자가 함께 필사에 참여한 8개 본당은 교구장 표창패를 받았다. 본당부문 성경필사 최우수상의 영예는 호계본당에게 돌아갔다.
성경말씀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다양한 예술작품 또한 잔치를 풍요롭게 만들기에 손색이 없었다. 자수와 붓글씨, 꽃꽂이를 비롯해 본당 어르신 6명이 6개월 동안 제작한 유화작품, 초등부 어린이 68명이 각각 모세오경 인물의 얼굴을 그린 작품, 모세오경 주제에 맞춰 제작한 도자기 서각 등 각자 받은 재능을 통해 말씀에 대한 열정을 뽐냈다.
잔치에 참가한 신자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네잎클로버가 담긴 말씀책갈피 1200개를 제작한 최귀남(엘리사벳·78·비전동본당)씨는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나눔을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축제 중에는 전임교구장 최덕기 주교가 방문해 잔치에 참가한 이들을 축복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성경경시대회
모세오경을 범위로 한 성경경시대회에는 총 952명이 응시했다. 시험감독관들의 안내에 따라 응시자들은 총 25개 고시장 가운데 본인이 배정받은 자리로 향했다. 고시장은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숙연했다. 50분의 시험시간이 끝나자 응시자들은 체육관에 모여 경시대회 정답을 함께 확인했다. 변별력 있는 문제를 맞춘 사람이 등장할 때면, 부러운 시선과 함께 축하의 박수가 이어졌다.
성경경시대회 개인부문 최우수상은 이창숙(안젤라·신갈본당)씨가 받았다. 본당부문 최우수상은 동천성바오로본당, 어르신부문 최우수상은 안정혁(스테파노·성복동성마리아요셉본당)씨, 청소년부문 최우수상은 남현서(데레사·죽전본당)양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이창숙씨는 “이웃들 도움으로 성경을 공부하는 과정이 더 즐거웠고, 잔치에 초대받은 기분으로 왔다”며 “앞으로 성경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과 더 깊은 만남을 위해 말씀을 공부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경암송대회
하느님 말씀은 발음이 정확치 않은 유아에서부터 암투병 노인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감동으로 울려 퍼졌다.
가족과 본당팀별 성경암송대회에 참가한 신자들은 잔치를 준비하며, 가족과 본당 공동체 안에서 말씀을 통한 소통이 이뤄졌다고 입을 모았다. 소통은 또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말씀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가족부문 성경암송 최우수상을 받은 조계환(사도요한·성복동성마리아요셉본당)씨는 “자식과 며느리, 손녀들과 함께 성경을 읽고 암송하면서 성경은 단순히 책이 아니라 살아있는 말씀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즐거워했고, 가족의 대화 주제가 성경 말씀이 됐다”고 전했다.
자녀들과 함께 성경암송대회에 참가한 이인옥(다리아·오산본당)씨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성경구절을 암송하며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과 자주 대화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첫째 아이가 성경암송을 준비하니, 둘째 아이도 자연스럽게 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다채로웠던 행사들
야외 운동장에서는 두 번째로 열린 성경 그림 그리기 대회와 글쓰기 대회가 참가자들의 활력을 북돋웠다. 참가자들은 ‘탈출’, ‘십계명’, ‘보시니 참 좋았다’ 등 제시된 주제어를 따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작품들은 야외 게시판에 게시됐다. 또 성경 스피드퀴즈, 성경 낚시게임, 성경 다트게임, 페이스페인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말씀을 통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소통, 개인과 이웃의 성화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는 잔치에 참여한 신자들에게 하느님 말씀을 향한 열정을 격려하는 한편, 성경필사에만 집착하고 사랑에 소홀한 모습을 경계했다. 이 주교는 미사강론에서 “그림을 그리고, 수를 놓고, 필사를 할 때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셨으며, 그 증인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라며 “성경필사와 성경작품에만 머물지 말고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더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또 참가자들에게 “생명의 지킴이, 가정의 지킴이, 교회의 지킴이가 되자”고 권고하기도 했다.
총 25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잔치는 가정과 본당공동체 안에서 소통의 계기가 됐다. 또 성경말씀을 통해 개인과 이웃의 성화를 이루는 실천적 자리이기도 했다. 교구 복음화국 성경담당 이정숙 수녀는 “교구장 사목방침을 가장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프로그램이 성경잔치”라며 “이번 잔치를 통해 심사위원들도 영적인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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