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독서문화운동-제2차 신심서적 33권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지난 9월 25일 모임을 갖고, 11월의 도서로 다음과 같이 세 권의 책을 선정했다.
선정된 책은 「나를 넘어 그 너머로」,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희망의 기적」이다. 독서의 계절에 읽는 세 권의 책은 독자들을 참된 신앙인의 길로 이끌어 준다.
「나를 넘어 그 너머로」는 잠심(潛心)의 의미를 담아 나를 짓누르는 것들에서 벗어나 그 너머를 볼 수 있게 하고,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는 격의 없는 자리에서 나눈 교황의 말과 미사 강론 등을 통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지침들을 전해준다. 「희망의 기적」은 베트남 우엔 반 투안 추기경의 생애를 다룬 전기로 희망에 매달려 살아온 한 인간으로서의 추기경의 면모를 비춘다.
나를 넘어 그 너머로 / 정규한 지음 / 성서와함께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는 일은 쉬울까. 무엇을, 어떻게 비우고 버리고 내려놓아야 할까. 책은 ‘비운다’거나 ‘버린다’거나 ‘내려놓는다’는 행위에 대해 ‘잠심’의 의미를 도입하라고 권한다.
‘알되 그 앎이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잠심이라고 정의하는 저자는 잠심의 상태가 기도뿐 아니라 일상 곳곳에 미칠 수 있음을 강조하고, 나아가 자신의 상태까지 알 수 있도록 한다고 전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가 이해를 넘어 체득으로 가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듯, 잠심도 이해를 바탕으로 연습해야 한다는 저자는 쉬운 예를 들어 잠심의 심오한 의미를 설명하고, 그 상태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다. 잠심 상태에 머무르면 마음이 평화로워질 수 있다는 것과 그 순간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 진슬기 옮겨 엮음 / 임의준 그림 / 가톨릭출판사
유경촌 보좌주교(서울대교구)는 이 책을 ‘직접 바티칸에서 교황님을 뵙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만날 수 있어 더욱 우리에게 반가운 책이다.
책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이뤄진 교황의 대화를 통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의미 있는 삶을 강조함은 물론, 교황의 인간적이고 다정한 면모까지 전한다.
교황의 말은 준엄한 가르침보다는 함께 나누는 대화로 다가온다. 고요한 가운데 무게를 가지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호소한다. 책에 담긴 삽화와 더불어 교황의 말에 실린 잔잔한 감동과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희망의 기적 / 안드레 우엔 반 쩌우 지음 / 오영민 옮김 / 바오로딸
아름다움과 폭압의 그늘을 함께 가진 나라 베트남은 우엔 반 투안 추기경(1928~2002)의 사랑하는 조국이다. 공산화라는 조국의 격동 앞에 투옥생활을 하며 정의를 지켜냈지만 이에 앞서 그는 사람들에게 생기 넘치는 통찰력을 선물하는 성직자였다.
책은 그의 겸손과 단순함, 현실 문제를 어떻게 새롭게 비춰보았는지 등을 전하며, 그의 인생을 통해 ‘우리 자신은 과연 현실의 고난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그의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지금 우리 모두가 만나고 있는 하느님이다. 그의 시복을 앞둔 시점에서 책에 담긴 그의 삶은 정치, 사회적 혼란을 겪는 우리 시대에 큰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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