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관련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액티브 시니어, 노노(No-老)족 등 모두 나이를 잊고 젊게 사는 노인들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조어들의 의미와는 달리 한국의 노인 상당수가 경제적 빈곤과 소외감,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 노인의 날인 1일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14년 세계 노인복지지표’는 한국 노인들의 현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은 지난해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올해 처음으로 정신적 복지와 관련된 자료를 반영한 건강상태는 96개국 중 42위를 차지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4명을 기록,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지난 3년 간 노인 자살률이 하락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80세 이상 노인의 자살시도가 최근 4년 동안 2.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언제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노인 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노인들이 보내는 자살 징후를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사실 노인들의 자살 징후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말수가 적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징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노인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거나 신변을 정리하는 행동은 자살을 알리는 ‘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2013 자살실태조사’에 의하면, 자녀들에게 “어머니/아버지 잘 모셔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남기고 신체적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표출하는 것 역시 자살 징후입니다.
자살 징후를 확인한 후에 가족들은 어떡해야 할까요? 노인이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존중받는 존재임을 일깨우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노인 복지 전문가들은 가족이나 친지들이 자주 연락하고 방문해 이야기를 듣는 것도 노인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무엇보다 자살을 생각하는 노인에게 따뜻한 공감을 보내주는 일이 중요합니다.
국가 공동체의 노력도 절실합니다. 경제적 빈곤이나 정신건강 문제 등 노인들이 감당해야 할 짐들을 나눠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최근 몇몇 지방자치단체가 자살 시도자에게 정기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충북 청주시는 9월 22일 청주교구와 함께 ‘천주교 실버행복드리미’를 발족하고, 홀로 사는 노인의 안전 확인과 정서적 지지 등 봉사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당연히 노인 스스로의 의지가 문제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합니다. 삶의 의미를 찾고 종교 활동 등으로 우울증을 예방하려고 힘써야 합니다.
김문태 교수(가톨릭대)는 “노인의 삶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삶의 질과 행복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 있다”며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노인 자신이 굳은 신앙심과 삶과 죽음에 대한 의식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담 1599-3079, 문의 02-318-3079, www.3079.or.kr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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