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가정사목과 복음화’라는 주제로 5~19일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오늘날 사목적 배려의 한 방안으로, 새로운 종류의 교회용어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영어권 기자 담당 대변인인 토마스 로시카 신부는 7일 “현실의 매우 복잡한 상황을 교회가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교회용어가 바뀌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로시카 신부는 한 주교의 예를 들며, 그가 동료들에게 ‘죄 안에서의 삶(혼전 동거를 지칭)’과 ‘본질적 무질서(동성애 행위를 묘사)’, ‘피임 사고(피임을 쉽게 생각하는 사고방식)’ 등의 용어는 하느님과 교회를 가까이 하도록 사람들을 초대하는데 있어서 ‘지나치게 강한’ 단어들이라고 꼬집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더블린대교구장 디어미드 마틴 대주교 역시 이날 본회의에서 부부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신자들에게 일부 교회용어는 과도하게 일방적이고 항상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실체 없는 언어들로 보인다”며 “부부의 인생경험과 배우자와의 구체적인 일상 삶을 충분히 고려하고 반영하는 교회 용어들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대교구장 윌프리드 폭스 네피어 추기경은 “과거에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면 지옥에 갈 것’이라고 말하면 됐지만, 오늘날 지옥에 대해 그렇게 말한다면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모를 것”이라며 “이런 식의 대화 대신 ‘하느님으로부터 분리된 상황 속에 살고 있다면, 하느님과 형제자매들을 통해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함께할 수 있을지’를 찾는 대화로 변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에게 혼인 무효 절차 없이도 영성체를 허용하자고 제안했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의 상황을 가리켜 ‘지속적인 간음’이라고 칭해왔던 것이 교회의 전통적인 묘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간음이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모욕과 불쾌감을 느낄 것”이라며 “이 말은 내게도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 우리의 언어를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권 없이 참관인으로 시노드에 참석한 2명의 인사들은 6일 본회의에서 ‘각 교구에서 동성애 커플들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며, 발언 중 ‘동성애자’라는 말 대신 ‘게이(gay)’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9일 회의에서는 시노드 의장이자 파리대교구장인 앙드레 뱅 트루아 추기경이 ‘피임 사고’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사목적 언어를 바꾼다는 것이 신학자들이 정해놓은 교회의 가르침을 바꾸라는 말은 아니다”라며 “의사가 의학적 용어로만 이야기한다면 환자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신학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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