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하나 세우면 교도소를 하나 덜 세운다.
안양교도소 재소자들의 평균학력은 중학교 중퇴다. 즉, 고등학교만 졸업시켜도 교도소에 갈 확률은 훨씬 적어진다. 천주교 교정위원으로 일한 지난 15년간 느낀 점은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결손가정에서 자라서 애정결핍이 많고, 질서 의식과 도덕심이 부족하며, 자존감이 특히 부족했다. 정신 연령은 대략 유치원 아이들 수준으로 보인다.
교정위원 교육에 가면 우리 교정위원들이 저들을 너무 인간적으로 대우하다가 발생하는 강간사건, 절도 사고에 대하여 안전 대책을 주로 교육받는다. 저들을 어떻게 인간답게 만들어 자존감 넘치고 성령 충만한 우리들의 좋은 이웃으로 거듭나게 할 것인가 하는 교육은 별로 없다.
교도소에서 하는 기술교육은 사회에서 쓸모없는 그저 형식적 교육에 불과하고, 봉투나 붙이는 노역에 동원되는데 무슨 교화가 되겠는가? 출소하면 가족이 외면하고 사회에서는 철저하게 이방인이 되어 PC방에서 밤을 지새우며 게임에 몰두하거나, 돈이 필요하면 다시 도둑질·강도짓을 해서 교도소로 직행하게 된다.
재소자들의 교화도 중요하지만 출소 후에 관리는 더욱 어렵고 정성이 필요하다. 서울대교구는 출소자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원교구에서는 ‘밝음터’라는 이름으로 허정현 신부님이 운영하다가 담당신부가 바뀌면서 문을 닫아서 안타깝다. 출소자들을 밝음터에 수용했던 시절을 회고해보면 각각 독방을 써서 난방비를 아끼지 않고, 방은 청소를 하지 않아서 늘 어수선했다. 야간조 일하러 간다 해서 믿고 보내면 도둑질해서 새벽에 돌아오고는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도소에서 철저한 도덕교육이 실행되어야 하고, 검정고시 공부를 시켜서 최소한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출소하도록 해야 한다. 갈 곳이 없는 출소자들을 위해 쉼터를 운영하되, 반드시 성직자들이 함께 기거하면서 가정에서 지켜야할 도덕률을 어머니의 밥상머리 교육처럼 시켜야 한다. 밤이 되면 감독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밝음터에서 제멋대로 생활하는데 무엇이 변화되겠는가?
그동안 재소자들을 선도해보려고 우리 본당 교정위원들이 합심하여 노력했는데, 2명 정도가 기술자로서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다. 그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자존감을 갖고, 결혼하여 오순도순 살고 있다. 출소자들도 변화될 수 있는 인간이다. 어둠을 헤매는 불쌍한 양떼를 하느님 대전으로 불러 성령 충만한 일꾼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우리 모두 열정을 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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