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늘 발전만 했던 것은 아니에요. 시대적 도전도 받았고 위기도 있었지만 우리들 고유의 교육이념을 실천하기 위해서 노력해왔어요. 80주년을 맞은 소화초등학교의 비전은 ‘애주애인(愛主愛人)’의 교육이념을 더 생기 있게 실현해내는 것이에요.”
1934년 당시 수원본당(현 북수동본당) 주임이었던 심응영 신부가 설립한 소화초등학교는 어린이의 전인적 교육으로 유명하다. 소화초교 교장 박인숙 수녀(살레시오수녀회)에게서 80년을 이어온 소화초교의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이미 설립 초기부터 소화초교는 일반학교와는 달리 어린이의 신심이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어요. 지금도 그 정신을 잇고 있어요. 소화교육에서는 ‘놀이’가 중요합니다.”
현재 소화초교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살레시오수녀회로 1993년부터 20년 가까이 학교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소화초교는 그 이전부터 학업과 교과과정에만 국한된 교육이 아닌 전인적인 교육을 이뤄온 학교였고, 살레시오수녀회가 맡으면서는 요한보스코의 예방교육 영성이 접목됐다.
소화초교 전인교육의 대표적인 모습으로는 중간놀이마당을 빼놓을 수 없다. 일과 중 매일 30분씩 진행되는 중간놀이마당은 교사와 어린이가 함께 뛰어 노는 시간으로 단순히 소모적인 놀이가 아니라 놀이 안에서 공동체 의식과 사회성, 정서적 안정, 창의력, 논리력 향상 등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소화초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모두 한 가지 악기를 다룰 수 있어요. 다양한 예체능 활동 안에서 어린이들이 정서적으로 순화되고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소화초교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 바로 예체능 교육이다. 소화초교는 전교생이 가야금, 소금, 대금 등 국악 악기를 최소한 한 가지 이상씩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악기에 재능이 없는 어린이라도 합창, 모듬북 등을 통해 예술적 감각과 음악적 소양을 길러준다. 체육동아리도 활성화 돼있어 다양한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국가대표 스케이트 선수로 활동한 박승희(리디아) 선수도 소화초교 빙상부 활동을 하며 재능을 발견했다.
어린이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해마다 어린이들은 바자회나 용돈을 모아 국내·외 불우이웃을 위해 성금을 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가난한 이를 위한 성금과 편지를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또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린이들이 학급별로도 봉사활동을 하고 가족과도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거쳐 지금은 여러 면에서 시스템이 안정적이지만 80주년을 기해 새로운 비전을 학교 구성원과 공유하고 있어요. 가톨릭 학교로서 세상의 세속화에 휘둘리지 않고 어린이들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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