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사목이란 더 이상 특수 영역이 아니라 전체 교회가 함께 참여해야 하는 사목이며, 그 핵심 사명인 복음화를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목자만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것. 더 넓은 시선으로 청소년의 삶과 신앙이 성장하도록 전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며, 또한 교회 밖 다른 공동체와도 교류·연대해야 한다는 것. 한국교회가 이와 같은 ‘청소년사목에 대한 통합적·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하면서 청소년들을 복음화의 주역으로 양성해내려면 먼저 ‘본당’이라는 사목 현장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론 청소년사목에 대해 통합·포괄적으로 접근하면, 가정·학교·학원·복지센터 등 청소년이 머무르는 다양한 환경 모두가 중요한 청소년사목 현장이 된다. 하지만 청소년사목이 ‘사목’이라는 점을 되새겨볼 때, 가장 일차적이고 핵심이 되는 현장은 본당 공동체여야 한다. 본당이야말로 사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실제 현장으로서, 사제를 중심으로 하는 기본 단위의 신자 공동체가 전례 및 공동체 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친교와 일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며, 타인을 위한 희생과 봉사를 통해 복음을 증거할 수 있도록 양성받는 곳이다. 다시 말해 본당은 복음화를 향한 사목적 의도가 선명히 드러나는 곳이며, 그 사목적 의도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계속해서 복음화의 일꾼으로 초대하고 키워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을 살펴보면, 이와 같이 사목의 기반이 되는 본당 사목 현장에 있어 젊은이들의 참여가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사실 관련자들의 꾸준한 노력을 통해 청소년사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계속 확산되면서, 청소년사목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예전에 비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지원과 투자가 본당 사목 현장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을 초대하고 양성하는 쪽보다는, 주로 위탁받은 청소년 수련원을 운영하는 데 활용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이와 같은 청소년수련시설을 통해 사회 안에서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청소년 복지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 복음화에 기여하는 면이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청소년수련시설 운영은 통합·포괄적인 청소년사목의 한 영역으로 포함되어 계속 활성화돼야 한다. 하지만, 그 영역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살아가는 여러 가지 다양한 영역들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청소년사목은, 교회 사목의 기본 영역인 본당 공동체로 젊은이들을 모아들이고 그들을 사목적 시선으로 양성하는 데 일차적인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본당 청소년사목이 먼저 살아야, 그 흐름에 연결된 여러 영역들이 순차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본당에 청소년이 계속 줄면 앞으로 청소년사목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목을 이어나갈 사람들이 양성되지 않는다. 교회 사목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지금 한국 교회 청소년사목이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사목의 기본 현장인 본당에서부터 청소년을 올바르게 키워내는 일이다. 오늘날 본당 청소년사목 현실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본당의 청소년사목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가능한 교회의 모든 에너지를 우선적으로 집중시키고 동원해야 한다. 그때 본당 공동체의 사목적 시선 안에서 젊은이들이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고, 그들이 청소년사목 그리고 교회 사목 전반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일꾼이 되며, 사회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사도로서 살아나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청소년사목의 기본이자 본질적인 흐름, 청소년사목의 비전인 ‘청소년들을 세상을 복음화하는 주역’으로 키워낼 수 있는 흐름이다. 한국 교회 청소년사목 안에 이와 같은 주된 흐름을 회복시키기 위해, 본당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먼저 이 흐름을 인지하고, 젊은이들을 적극 초대해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모색해야 할 때다.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을 역임하며 아시아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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