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 어머니와 사별한 어떤 신부님의 이야기입니다. 장례를 치른 뒤 가족끼리 모여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했습니다. 오랫동안 어머니가 사용하고 보관해 온 물건들을 가족들은 버리거나 태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신부님에게는 그것들이 아직도 어머니의 온기가 남아 있는 소중한 추억이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의 사제관에는 여전히 어머니의 유품 몇 점이 보관돼 있습니다. 그 물건들을 볼 때마다 신부님은 미소를 짓는다고 합니다. 어머니와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말이죠.
가족, 친구, 애인 등 인생을 함께 했던 이들을 떠나보내는 일은 우리에게 큰 상실입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상실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됩니다. 이 기간이 ‘애도’의 과정입니다. 떠나보낸 대상을 마음 속에서 정리할 시간을 갖고, 애도의 과정을 잘 거친 경우에는 어머니와 사별한 신부님의 사례처럼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하면 우리의 삶은 ‘상실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됩니다.
「이별한다는 것에 대하여」를 집필한 채정호 교수(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상실 이후 6개월에서 1년 동안 감정의 기복을 잘 견디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판단하지만 1년이 지나도 그 고통의 정도가 여전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진단합니다.
상실의 경험은 우리를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으로 이끕니다. 채 교수는 상실감이 지나쳐 병적 애도에 빠진 경우, 분노, 우울, 망각, 불안, 중독, 충동, 냉소, 불신 등의 감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상실이 꼭 부정적인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채 교수의 설명처럼 그 과정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면의 힘을 성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슬픔 상담 전문가 앨런 박사는 저서 「Understanding Grief:Helping Yourself Heal」을 통해 애도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지지 체계를 만들고, 영성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전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10분 정도 편안한 자세로 앉아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다음의 문구를 마음 속으로 반복해서 되새겨 보세요. “당신이 안전하기를 기원합니다. 당신이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 당신이 건강하기를 기원합니다. 당신이 하늘에서 편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상실을 보살펴 주기도 하고, 때로는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와 같은 곳에서 전문가와 함께 상실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
■ 희망을 여는 개인상담 안내 ■
* 상담이 필요한 사람
1. 죽고 싶다는 생각이 엄습하고, 실제로 구상하고 준비하고 있다.
2. 슬픔, 무기력감, 절망감 속에서 울기를 반복하거나 우울하다.
3.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잃고(일반 사별 및 자살 유가족)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개인상담비 무료 / 개인상담의 경우 방문하여 초기면접 후 상담 결정(주 1회 50분)
- 운영시간:월~금(10:00~16:00)
※전화상담 1599-3079, 상담 신청 및 기타문의 02-318-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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