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첫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거리의 진흙탕에 신발이 더럽혀지더라도 좋은 일을 합니다”(45항)라고 말했다. 가난한 이, 사회로부터 소외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라는 의미다. 교황의 가르침을 이미 오래 전부터 실천하며, 세상 속에서 교회의 참된 역할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홍명호 신부)이다. 교정, 이주민, 빈민, 환경, 생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사회의 복음화에 앞장서고 있는 교구 사회복음화국의 활동을 들여다본다.
# 사회복음화국 활동
교구 사회복음화국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 철저한 진실규명을 요청하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또 정부의 4대강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2011년에는 사회복음화국이 경기도 양주성당에서 ‘생명평화미사’를 주관해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두물머리의 평범한 농민들과 끝까지 함께했다.
사회복음화국은 이처럼 우리 사회의 큰 이슈들을 선도할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제나 약자들과 함께한다. 재소자들에게는 신앙의 위로를 제공하고 돈을 벌기 위해 머나먼 타국을 찾아온 이주민들에게는 포근한 쉼터가 되어준다. 또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에게 물적, 영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정도 되면 사회 구석구석 사회복음화국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간사회안전망으로서 사회복음화국은 세분화된 구조와 조직을 통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복음화국에는 사회복지회를 비롯 ▲교정사목 ▲이주사목 ▲생명 ▲정의평화 ▲직장사목 ▲병원사목 ▲민족화해 ▲농민사목 ▲환경 ▲성루카호스피스병원 등 11개의 위원회가 구성돼있다. 위원회 전담 사제들은 각 분야의 특색과 상황에 따라 맞춤형 사목을 펼치기 위해 애쓴다.
최근 사회복음화국이 주목하는 분야는 ‘이주사목’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민이 약 160만 명에 달하며, 안산과 수원·오산 등 교구 관할지역에 특히 많은 외국인 주민들이 생활한다. 이에 2000년대 초부터 이주사목에 관심을 기울인 사회복음화국은 가장 많은 전담 사제를 임명하고 이주민센터인 엠마우스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수원·안양·안산·광주·발안·평택 등지에 세웠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깊숙이 들어가 이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이주민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이방인으로 여겨지는 새터민을 위한 배려도 사회복음화국의 관심 분야다. 민족화해위원회는 지난해 봉헌된 민화위센터와 새터민 쉼터 등을 운영하며 새터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하느님의 창조질서 안에서 바로 잡고자 정의평화위원회와 환경위원회, 농민사목위원회 등이 앞장선다. 사회복지회는 장애인·노인·여성·아동·청소년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들을 활성화하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일을 한다.
# 더 작게, 더 전문적으로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사회복음화국도 진화한다. 나날이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이전보다 잘살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소외되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사회복음화국은 이러한 현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더 작고, 전문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는 장애인선교회를 위원회로 승격할 예정이며, 3년 전부터 준비해 온 무료 호스피스 병원 건립 사업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또 오는 12월에는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는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 실종자 가족의 외상 후 스트레스를 전문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트라우마 센터’를 개소한다.
사회복음화국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회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한편, 더 많은 신자들이 그리스도교의 정신을 배우고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열어 놓는다. 1997년 사회교리학교를 시작해 호스피스학교와 생명학교 등을 마련하고 관련된 교회 가르침을 교육한다. 각 교육은 100여 명 이상의 신자들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서 사회복음화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주로 교구청에서만 진행되던 사회교리학교를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대리구, 본당 차원에서도 실시했다. 용인대리구 양평성당에서 진행된 사회교리학교에는 80명이 참여해, ‘작은’ 사회교리학교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복음화국은 보다 많은 본당과 대리구에서 사회교리학교를 실시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할 계획이다. 그 중 한 가지로 올해 말까지 「기초 사회교리 교안」(가제)을 제작·배포한다. 이 교안은 예비신자와 견진 교리교육에 활용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사회복음화국장 홍명호 신부는 “세분화하고 전문화하는 사회사목으로 접근, 전문적인 사목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