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S 바티칸】 프란치스코 교황 은 미국의 레이먼드 버크(66) 추기경을 교황청 최고법원 대심원장에서 면하고,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몰타기사단 사제로 임명했다. 따라서 교황청 대심원장이었던 버크 추기경은 앞으로 몰타기사단의 후원자 추기경으로 봉사하게 된다.
바티칸의 이 같은 인사조치 단행은 사실상 좌천 형태인 매우 드문 인사로, 버크 추기경의 위상과 나이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교회법에 따르면, 바티칸의 추기경은 75세에 사임을 표명해야 하지만 몇 년 더 일을 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나이를 이유로 은퇴하는 경우보다 개인 신변의 변화로 은퇴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버크 추기경은 논란이 일었던 현대사회의 도덕적 문제에 대해 전통교리로 대항했던 가톨릭계 보수 세력의 대표적 인물로, 최근 들어 교황의 의견과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2013년 12월, 프란치스코 교황 이 그를 주교성 장관에 재임명하지 않자 버크 추기경은 강력하게 불만을 표시하며 바티칸 신문에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글을 통해 “많은 미국인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와 동성결혼 등의 중요한 윤리문제에 대한 가톨릭의 가르침을 바꾸려 하며, 교황의 개인적 신념으로 이같은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2월 추기경 회의에서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초대해 연설하도록 했는데, 카스퍼 추기경이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에게 혼인 무효 절차 없이도 영성체를 허용하자고 제안하자 이에 대해서도 버크 추기경은 반대입장 표명과 함께 논쟁을 펼쳤다. 또 혼인 무효화 과정을 간소화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엄격한 ‘과정’에 대한 권위를 약화시키면 안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가정사목과 복음화’라는 주제로 10월 5~19일 세계주교대의원회가 열리는 동안에도 버크 추기경은 시노드 중간보고서를 강경하게 비판하는 추기경들 중 하나였다. 동성결합과 혼외관계와 같은 가톨릭 가르침과 어긋나는 세속적 가치와 생활 방식에 대해 사람들을 회유하는 듯한 언어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뿐만 아니라 버크 추기경은 10월 스페인의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교황의 개혁적 행보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교회의 배가 방향타를 잃어 배 멀미를 느낀다”며 “우리에게는 불변하는 교회의 전통과 가르침, 전례, 도덕이 있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2008년 6월 대심원장으로 임명된 버크 추기경 대신, 새로운 대심원장으로 프랑스의 도미니크 망베르티 대주교를 임명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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