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데레사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원관구)는 성지순례 가이드이다. 벌써 5년째 국내도 아닌 중국 마카오에서 마카오교구 성지순례 안내센터 대표로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6~9일 마카오교구로 성지순례를 떠난 안산대리구 하안본당 신자 16명과 함께한 하 수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많은 분들이 순례를 통해 봉사하는 마음, 이해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되찾기를 바랍니다.”
2007년 마카오교구 초청으로 마카오로 파견된 하 수녀는 성지순례 안내부에서 일해보라는 교구의 제안으로 처음 가이드를 시작했다. 가이드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마카오 관광청이 발행하는 가이드 자격증까지 땄다. 이제는 마카오교구 구석구석 그가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다.
“마카오 세계문화유산 25곳 중 8곳이 천주교 성당이에요. 그런데 대부분 마카오 하면 거대한 카지노와 화려한 호텔을 떠올리죠. 교회 역사나 유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죠.”
하 수녀는 한국교회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마카오를 천주교 신자들마저도 일반 관광객처럼 잠시 구경하는 관광지로만 여기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마카오는 한국인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최방제 신학생이 유학생활을 했던 곳으로, 아직도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김대건 신부님은 마카오에 머무는 동안 성바오로성당에 자주 들렀다고 해요. 당시 사제들만 통과할 수 있었던 성당 정문 돌계단을 무릎으로 기어오르면서 ‘반드시 사제가 되어 이 문을 통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대요.”
김 신부의 유해가 안치된 성안토니오성당으로 하안본당 순례자들을 안내한 하 수녀는 “170여 년 전 이곳에서 간절히 기도하며 공부했던 한국교회 신학생들을 떠올리며, 우리 역시 신앙에 대한 다짐을 굳건히 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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