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는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교회가 가난한 이를 위해 존재한다면서 말만 장황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곤 하는데 그럴 때일수록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지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셰이 컬린(Shay Cullen) 신부는 방한 첫날인 11월 16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 모인 신자들에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행동하는 믿음’을 강조했다. 17~19일 서울에서 열린 ‘2014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세션의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다른 일정보다 교회 안에 공정무역을 알리는데 적극적이었다.
“공정무역을 통한 경제정의 실천은 말과 행동을 통한 복음전파의 한 형태입니다. 공정무역의 목적은 모든 종류의 인간착취에 대항하고, 농부들과 노동자들의 인권을 증진시키며,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존엄을 지키고 고무하는 것입니다. 이는 나자렛 예수의 핵심 가르침입니다.”
컬린 신부는 “아프리카,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오는 커피, 바나나, 코코아 등의 상품들이 착취의 결과물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착취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우리가 구매한다면, 우리는 착취에 동참하는 것이고 이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교회는 소비자들에게 공정과 정의에 기반한 상품을 선택하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며 “교회는 소비파워를 통해 경제정의와 사회정의에 헌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위한 제언도 덧붙였다. “공정과 정의를 바탕으로 한 가난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구별로 공정무역상점을 마련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신자들의 구매행동을 통해 사회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 빈민들이 성물을 만들어 성물방에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1969년 사제로 서품된 셰이 컬린 신부는 필리핀에서 성적으로 학대받는 기지촌 소녀들과 길거리 아이들을 위한 인권운동에 투신해왔다. 1974년부터 인권·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프레다 재단’을 설립, 수많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했으며, 이듬해 ‘프레다 페어 트레이드’를 마련해 공정무역 운동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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