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의장 선출 이후 일반 언론매체들과 가진 첫 간담회에서 언론의 사회교육적 역할을 강조했다.
김 대주교는 11월 13일 서울 명동 대교구청 회의실에서 마련한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사회 각계 현안에 관해 ‘예’라고 할 것은 ‘예’, ‘아니오’라고 할 것은 ‘아니오’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언론 철학을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 대주교는 가정교육은 물론 학교교육과 사회교육까지 무너져 내린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사회교육을 담당해야할 매체와 언론인들이 올바른 소명의식을 갖추고, 변변한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하는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사회 곳곳에서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볼 수 있는 이른바 ‘편 가르기’를 경계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순도 99.99%의 금은 보수의 손에 있어도 진보의 손에 있어도 순도 99.99%입니다. 진리도 마찬가지로 누구의 손에 있어도 진리입니다. 교회는 보수, 진보가 아니라 복음의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진리를 선택할 뿐입니다.”
김 대주교는 덧붙여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겪는 고통 앞에서는 좌·우를 따질 것이 아니라 고통 그 자체에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통을 공감하다보면, 이 고통이 왜 일어났을까를 함께 고민하게 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선언에 관한 질문에서도 “유가족들의 가장 큰 고통은 진상이 안 밝혀지는 것”이라며 “진상을 밝혀 처벌하고 안하고가 아니라, 그 진상을 바탕으로 두 번 다시 우리사회에서 똑같은 참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여타의 사회적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의 잘잘못만 따지기에 앞서 선입견을 버리고 서로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북관계도 “원칙을 정해놓고 이 선에서 벗어나면 만나지 않겠다는 식의 태도가 아니라, 화해와 평화, 무엇보다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자주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 사회가 편 가르기 하는데서 한 발짝 물러서, 서로 만나고 대화하면 많은 문제들을 보다 쉽게 해결해나갈 수 있습니다. 만남은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이루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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