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를 넘어 그 너머로」는 나를 위해 쓰인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책 제목에 솔깃해서 11월 3권 중 첫 번째로 손에 들었는데, 이유는 모세가 산꼭대기에서 가나안땅을 들어가지 못하고 저 멀리 있는 그곳을 바라만 보았다는 것을 생각하며, ‘나를 넘어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하고 기대하며 제일 먼저 잡았다. 정말 소중하고 좋은 책이었다.
‘잠심’으로 시작해서 잠심으로 끝맺었지만, 나에게는 ‘하느님 현존’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물론 작년부터 현재까지 신심서적을 읽으면서 영성적으로 쌓여온 노하우들이 ‘하느님 현존’을 느끼게 해준 것인지도 모르나, 이 책을 통해 확신에 찬 믿음을 보았다.
이 세상에서 이미 내가 죽었다는 것은 하느님 곁에 내가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세상에서도 천국의 삶을 살고 사후에도 하느님 나라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영원한 삶인 것이다. 이러할진대 어찌 잠심 연습을 수없이 반복하지 않으리오.
사후세계인 천국이라는 맛을 지금 여기에서 미리 맛본다는 것은 하느님 현존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것 같다. 삶과 죽음을 알되, 그것들이 더 이상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는 잠심의 신심은 지금 여기의 삶을 더욱 중요하고도 소중하게 여기게 하고 과거와 미래를 더 이상 생각나지 않게 하며, 오로지 지금 여기 ‘순간’의 삶에 집중하게 만든다.
시작과 끝이라는 자체가 없는 ‘영원’, 그 자체이신 주님은 곧 하느님 현존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매순간 살아 숨 쉬고 있는 지금 나의 모습에, 주님께서 주신 은총에 감사드린다. 매순간의 삶이 기적이다. 질병이나 장애 등을 앓지 않고 이렇게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일이며, 앞으로의 삶에 있어 분명 더 ‘삶의 가치 있는 일’을 하시도록 ‘주님 선물 보따리’를 가득 가지고 계시리라 믿고 오늘도 최선과 혼신을 다해 기도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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