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위원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가 한국인의 성(性)의식 실태를 짚어보고, 올바른 의식 개선 방향과 연령별 교육안 등을 공유하는 학술세미나를 마련했다.
두 위원회가 공동으로 연 세미나는 11월 22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한국인의 성(性)의식과 생명문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장 이용훈 주교는 세미나 인사말을 통해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올바른 성인식과 맥을 함께한다”며 “이 세미나가 건강한 성의식과 생명윤리 문화를 생활 전반에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조성남 교수(이화여대)는 ‘한국인의 성의식 변화와 미래 전망·사회심리학적 관찰’에 관해 밝히고, “성문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모성성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가 제공한 자료(2013년 산부인과 이용 및 성의식 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1.8%는 ‘나는 피임으로 임신을 막을 수 있다면 결혼 전에 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성관계를 가졌으면 반드시 그 상대방과 결혼해야 한다’는 응답은 21.0% 수준이었다. ‘필요에 따라 임신중절(낙태)은 할 수 있다’는 이들도 28.9%나 됐다.
조 교수는 “응답자들은 성에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피임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사회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성인들이 제공하는 교육이 실제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변수운 수녀(한국 틴스타 대표)는 ‘생명교육으로서 성교육·한국 틴스타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발표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가톨릭 신학대학과 수도원, 본당 사목현장 등에서 펼칠 수 있는 성교육 운용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변 수녀는 “틴스타 프로그램은 가치관 전환을 시도하는 교육이고, 실천 학문으로서 교사의 모델링에 따른 교육”이라며“이 프로그램을 통해 몸의 혼인으로서 의미를 깊이 발견하고 혼재된 죽음과 생명의 문화에서 식별된 선으로의 결단과 부모 됨의 책임감을 통해 생명과 사랑의 전달자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연숙 전 평화신문 국장은 ‘한국에서의 여성주의와 생명문화’를 주제로 발표, “생명문화를 확산하려면 무엇보다 여성주의자들의 시각이 확대돼야 한다”며 “여성 자신의 존엄성을 위한 활동뿐 아니라 가장 약한 생명에까지 관심의 영역을 확대할 때 정의와 배려가 상호보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전 국장은 교회가 권장하는 자연출산조절의 실천 사례도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적극 발굴, 보급할 것을 권유했다. 이 전 국장은 “자연출산조절은 여성주의에서 주장하는 성 평등, 여성 존중의 입장을 담고 있다”며 “여성주의적 가치들을 더욱 부각하며 보급할 때 자연출산조절법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인위적인 피임법에 반대하는 교회의 입장이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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