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한 가정주부였다. 부인이 호소하는 증상은 온몸이 저려오고, 소화가 안되며, 두통이 심하여 잠이 오질 않고, 체중이 38㎏정도 밖에 나가질않아 힘이 든다고 했다. 결혼전에는 45㎏정도가 최소한 유지된 체중이었으나 결혼후 체중이 40㎏이상을 넘어간 일이 없었다고 했다.
부인이 호소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지금부터 결혼한지 15년이 되는데 현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사귀던 다른 남자가 있었다. 부인은 다른 남자를 좋아해 그 남자와 결혼하기를 원했으나, 그 남자는 이 부인에 전연 그런 언질을 주질 않았다. 그남자가 이부인에게 별관심이 없었던 과정에서 이부인은 현남편과 만나게 되었고, 현남편은 부인의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당신 아니면 죽겠다고까지 위협할 정도로 현남편은 부인에게 적극적이었다.
부인은 자기에게 적극적인 사람에게 쏠리기 보다는 항상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에게서 애정을 갈구하였다.
그러나 결국은 자포자기하는 식으로 현남편에게 정조를 받치게 되었고 결혼까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결혼은 시집식구들이 반대하는 결혼이었다. 시부모들은 현 남편이 6남매의 장남이기 때문에 집안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며느리를 원했으나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겠다하여 결혼식도 시부모가 참석하지 않는 상태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결혼후 시집에서 6개월도 살지못하고 친정살이를 3년동안하면서 시집으로부터 버림받으면서 살았다고 한다.
남편은 사업하는 능력이 있어 자기사업을 시작하였고 점차 사업이 성공적이었다. 결혼 4년만에 시부모의 부름을 받고 다시 시집살이를 시작했으나 시집식구들 특히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경계하고 매사에 시비적인 태도를 취해왔다고 한다. 한편 남편은 부인에게 보다는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가정일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한다.
남편은 고부간에 일어나는 문제들을 들을려고 하지않았으며 모든 잘못을 부인에게 돌렸고 시동생 시누이들이 형수 언니라는 말을 안할정도여도 남편은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한다. 남편은 오히려 가정 내 문제들이 있을 때마다 사업을 핑계로 술 마시고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았으며 그래서 부인은 집안의 문제들을 누구와 상의할 수도 없었다. 과거 3년동안 친정살이 한것도 얼굴을 들수가 없는데 친정식구들에게도 창피하여 상의할수도 없었고 친정부모에게 불효가 될까봐 시집살이를 잘견디어 내고 있다고 항상 거짓말을 해왔다고 한다. 더우기나 부인을 화나게 만드는 것은 시어머님이 남편의 사업에 일일이 관여를 하고 아들 승낙없이 자기 마음데로 돈을 빼내어 시동생들을 도와주고 했는데 남편은 그 사실에 전연 관여를 하질않고 묵인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혼할 때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분으로 지금은 시동생들까지 나한테 맡겨놓고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부인은 호소하였다.
부인과 몇시간에 걸친 정신치료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을 들춰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어머니는 자기남편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큰아들에게 자신을 기댈수있으리라 믿었으나 그렇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그 보상작용으로 결혼하지않은 시동생들에게, 큰 아들 큰 며느리를 비난하면서 시어머니 자신의 큰아들에 대한 적대감을 시동생에게 심어주었고, 그시동생, 시누이들이 어머니를 대신하여 장남인 큰형과 큰며느리에게 대항하도록 교육을 시켜왔다는 사실이었다. 시어머니의 무의식에 자리한 남편과 큰아들에 대한 적대감이 가정 전체를 분열로 몰아넣고 있었다.
의식적으로는 큰 아들이 집안을 이끌어가야 한다면서 무의식적으로는 각자 자식들이 서로 질투ㆍ시기하면서 서로 미워하도록 조장하고 있었다. 시어머니의 인간성에 대한 좌절감이 큰 며느리는 물론 온 집안 식구들에게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집안을 분열시키고 있었다. 만일에 시어머니가 큰 며느리에게 잘못이 있다하더라도 집안일을 큰며느리 중심으로 이끌어간다면 큰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어머니로서 잘 모시게 되고 큰아들은 동생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장남으로서 집안일을 성공적으로 잘끌어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그 쉬운 일을 못할까! 시어머니는 자신이 집안의 주도권을 뺏긴다는 말초적인 의식 때문에 쉽게 큰며느리에게 권한을 넘겨줄 의향이 없었던 것이었고 역으로 큰 며느리를 형편없는 여자로 몰아세워 집안에서 천대받는 사람으로 취급하도록 유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것은 시어머니가 자기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이었다.
한 인간의 미움은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주위 사람을 침몰시키는 원폭에 해당한다.
들째는 남편의 태도였다. 집안일을 주도해야할 남편이 가정일에 무관심한 것은 물론 오히려 자기부인에게 집안문제를 떠맡기고, 사업을 이유로 집안일로부터 도피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부모의 결함을 고칠수가 없으니 도망다니는 심정인 것은 이해되나 가정을 꾸미겠다고 결혼했으면 부모와 정을 끊고라도 자기 가정을 지킬줄 아는 남편이어야 집안의 질서도 되살리고 자기 부인과 자식들도 살아갈 길을 만들어 주어야 되지않겠는가! 결혼전 부인을 사랑(?)하던 마음이 미움으로 바뀌어 방관하는 것인가 싶다. 처음 잘못낀 단추는 계속 잘못을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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