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샘」의 작자 장 바니에의 글은 정말이지 아름답습니다. 「눈물샘」을 읽고 ‘친교’(koinonia)라는 단어에 푹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교란, 나의 것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바로 ‘다른 것들’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 나와 현격히 다른 것들에 대하여 우리는 그것이 종종 ‘틀렸다’라는 착각을 합니다. 이런 착각들이 모이고 모여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겠지요.
남자와 여자는 서로 ‘틀린’ 성이 아니라 다른 성이듯, 주위의 모든 이웃들의 생각과 행위 또한 여러 조합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나의 기준에서만 틀릴지언정, 객관적으로 절대 ‘다름’의 개념입니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은 신의 저주를 받은 틀린 종족이 아님에도, 우리는 마치 우리가 지금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며 하느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듯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각할 줄 아는 그들은 부자며 권세와 권력을 가진 이들을 어떻게 볼까요? 하느님은 절대자이시지만 모든 진리는 다 상대적입니다. 게다가 하느님께서 사실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편이란 것을 깨닫는다면 아마 기절초풍할 노릇일 것입니다.
‘다름’은 그래서 ‘축복’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도 어쩌면 우리가 서로 ‘같아서’ 가 아니라 서로 ‘다르기’ 때문이며, 예수님께서 말한 “원수를 사랑하라”하는 말의 의미도 그러한 이유로 너무도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며 당연한 말이 되는 것이겠지요.
예수님의 뜻인 ‘평화’란 그래서 원수의 소굴로 들어가는 것이고, 매일 사즉생(死卽生)의 원리로 살아가는 것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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