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 우르바노대학에서 열린 제7차 이주사목 세계대회(11월 17~21일)에서는 늘어나는 이주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논의됐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 다녀온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옥현진 주교를 11월 27일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이주민의 존엄성과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이 헌신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더불어 다른 공동체가 할 수 없는 교회만의 역할이 있음을 확신하는 자리였습니다.”
120여 개국 이주사목 담당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3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대회는 이주민들에 대한 협력과 교회 역할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옥 주교는 특히 각 나라 이주민 현황·실태에 대한 발표를 접하면서 ‘환대·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이주민들은 꿈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땅을 찾아온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가족처럼 환대하지 않으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교회의 역할이 있습니다. 교회는 이주민의 존엄성을 위해 싸워야 하며, 그들 신앙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 사회는 물론 교회 안에서도 ‘다문화가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구분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교회 사제들은 이주민 공동체에게 교회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러한 분위기에 대한 교회 반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옥 주교는 “교회는 심리적·정치적·사회적인 부분에서 끊임없이 이주민들을 도와야 한다”면서 “‘네 형제는 어디 있느냐?’(창세 4,9 참조)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이주민들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이 된 이후 처음으로 이주사목 세계대회에 참석한 옥 주교는 한국교회 이주사목 수준이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내재돼 있는 ‘인종차별’ 의식을 없애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회 마지막 날 알현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혁명이라기보다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우리 마음부터 바꾸고, 관심을 갖는다면 사회 제도와 국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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