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차 수원교구 성경특강이 11월 25일과 27일, 각각 분당성요한성당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두 차례의 강의에는 교구 ‘여정’ 성경공부 수강자 등 22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교구 복음화국(국장 이근덕 신부) 성경사목이 마련한 이번 특강은 ‘모세오경’을 주제로 김민수 신부(로마 성서대학 성서학 전공·전 목포가톨릭대학교 총장·사진)가 강의했다. 이번 특강을 지상중계한다.
구약성경 첫머리에 나오는 창세기·탈출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 이 다섯 권의 책을 모세오경이라 한다. 모세오경은 한 사람이 일관성 있게 써 내려간 작품이 아니다. 시대와 장소를 달리해 형성된 수많은 자료들이 수입, 정리, 배열, 편찬된 작품이다. 그러나 무질서한 자료더미가 아닌 질서와 통일성을 가진 주제가 있는 작품이다. 그 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모세오경의 주제
모세오경의 마지막 결론 부분인 신명기 34장을 보면 모세오경은 ‘약속과 성취’라는 도식에 따라 전개되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새로운 땅, 많은 후손, 특별한 관계를 약속하셨다. 모세오경의 주제는 바로 이 세 가지 약속을 성취시켜 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주제는 창세기에서 시작해 신명기 끝까지 계속 이어진다. 하느님은 약속한 대로 그것들을 성취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인간 쪽에서는 번번이 죄와 배신행위를 함으로써 약속의 성취가 무산될 뻔한 위기를 자주 겪는다. 그래서 벌을 받기도하지만 회개하면 용서가 베풀어지고 다시 성취를 향한 여정이 계속된다.
이 드라마의 성공적인 결과는 전적으로 하느님의 성실성과 자비에 기인한다. 하느님은 당신이 하신 약속에 대해서는 어떤 난관이 있어도 다 극복하고 성취시키는 분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절대적으로 믿을 만한 분이다’는 것이 모세오경이 전하는 메시지다.
창세기
하느님께서는 인류전체를 상대로 보편적 구원의지를 펼치셨으나 인간의 죄와 불순명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태고사는 어둡게 끝나고 만다. 하느님은 다시 한 번 인간에게 구원의 기회를 주실 것인가라는 의문 속에 끝났다.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아브라함의 소명과 순명으로 시작되는 구원의 역사다.
창세기 12~50장 성조사는 약속-성취-반성취-성취의 리듬에 따라 진행된다. 이 부분은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요셉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돼있다. 창세기는 성조가족의 이야기로 끝난다. 하느님의 약속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으나 완전 성취는 미래를 향해 열려있다.
탈출기·레위기
탈출기와 레위기는 이스라엘과 하느님의 관계에 대한 약속과 성취를 보여준다.
탈출기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끌어냄으로써 약속과 성취를 드러낸다. 이후 하느님을 거슬러 불평하고 계시는지 안 계시는지를 의심하는 반성취, 시나이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성취, 금송아지 사건의 반성취, 제단과 성막을 짓는 성취의 과정이 진행된다. 제단과 성막은 우여곡절 끝에 체결된 하느님과 백성간의 계약이 법대로 체결되었음을 말하며 하느님과 백성사이가 화해됐음을 의미한다.
레위기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정립된 관계를 유지시키고 심화시키기 위해 백성으로서 해야 할 지침서 같은 책이다. 거룩하신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기 위해 이스라엘은 흠 없는 제사를 봉헌하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함으로써 하느님과 맺은 관계를 잘 유지·심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레위기의 주제다.
민수기·신명기
민수기와 신명기는 땅에 관한 약속과 성취 과정이다.
약속의 땅을 향해 움직여 간다는 생각은 민수기 처음에 나오는 인구조사에 나타난다. 전쟁에 나갈 장정 수를 조사하는 것은 처음부터 약속의 땅은 싸워서 얻어야 할 땅이었기 때문이다.
신명기는 모압평원에 도착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한 모세의 고별연설형식으로 돼 있다. 그 요지는 한분이신 하느님이 한 백성을 뽑으셨고 그래서 그 백성은 혼신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해야한다는 것과 약속의 땅에서 오래오래 살려면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당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