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보내는 마지막 성탄을 준비하며 넷이 보낼 더 행복한 성탄을 기다립니다.”
이정수(안드레아·33·수원대리구 매탄동본당)·박영지(스콜라스티카·30)씨 부부에게 이번 대림시기는 두 아기를 기다리는 벅찬 시간들이다. 한 아기는 온누리가 고대하는 아기 예수요, 한 아기는 아직 엄마 박씨의 태중에 있는 아기다. 대림시기를 보내는 부부에게 성탄을 맞이하고 보름 남짓하면 태어날 아기는 따뜻한 희망이다.
“기도할 때 마다 항상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살아가는 아이’가 되길 기도해요. 사랑을 많이 받고 그 사랑을 나눠주는 아이였으면 좋겠어요.”
교구청에서 근무하는 박씨는 매일 아침 8시30분 교구청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다. 태중의 아기를 향한 지향 속에는 늘 ‘예수님처럼’이 빠지지 않는다. 아빠인 이씨도 마찬가지다. 기도 중에 아기를 위해 기억하고 있다는 이씨는 “성탄이 다가오고 구유나 장식으로 성당과 거리가 예수님을 맞이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아기를 맞이하게 된다”고 이야기 했다.
“전에는 구유를 보면 좋은 이미지만 있었는데, 자녀가 생기고 나서는 구유를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돼요. ‘모든 사람을 위해 정말 저런 곳에서, 가장 밑바닥부터 오셨구나’라는 걸 더 느끼게 됐어요.”
뱃속의 아기는 부부의 둘째 아기다. 이미 육아의 어려움을 체험하다보니 출산은 막연한 기대로 끝나지 않고 피부로 느껴지는 큰 일이 됐다. 또다시 갓난아기를 키워야 한다는 것도 걱정이었지만, 첫째딸 이소윤(그라시아·3)양이 동생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그런 기다림은 대림시기를 더욱 절실한 희망의 시기로 만들었다. 구유가 예쁜 모습으로만 여겨지기보다 그 이면에 담긴 어려움도 생각하게 됐다. 이씨는 “아기를 키우면서 성경에서 예수님이 탄생한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아기를 통해 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에게 신앙을 교육하고 가르치기보다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아이는 우리가 놀랄 정도로 모든 것을 따라 하잖아요. 성당에 가고 기도하는 모습을 더 보이기 위해 노력해요.”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신앙생활에도 이어졌다. 아기가 신앙인으로 자라도록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부모가 스스로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탄이 다가오고 뱃속 아기의 성장이 눈에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기다림은 더욱 커졌다. 태중의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행복에 찬 희망이다.
“무엇보다 예쁘고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해요. 가족이 늘어나는 숫자는 한 명이긴 하지만, 늘어나는 행복은 한 명분 그 이상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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