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해 기도하라는 말은 쉽게 수긍이 갔다. 그러나 평화를 위해 저항한다면 그곳은 평화는커녕 고통과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됨이 분명한데도 저자는 평화를 위해서는 저항해야 한다고 한다. 왜일까?
우리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공동선을 위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며 사는 것,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것, 이러한 사소한 것들에서 그리스도의 저항정신은 이어지고 있지 않을까?
또 우리가 행하고 있는 많은 일들 중에서, 단지 의식하지 않고 있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저항은 생활 속 작은 평화를 만들어가는지도 모른다는 데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하느님 사랑에 뿌리를 내려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모든 시간과 장소에서 생명을 지속적으로 긍정하며, 죽음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키워내는 것이어야 한다.
상처 입은 사람들, 지적장애인, 암 환자, 외로운 이들을 돌보는 일이 또 다른 진정한 저항이며, 여기에는 반드시 겸손과 자비, 기쁨이 함께해야 한다. 기도 없는 저항은 잔인하고 비인간적 행위로 빠지기 쉽고, 하느님께 봉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행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평화는 ‘마음의 평화’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으며, 그 평화는 바로 우리가 기도할 때 받는 하느님의 선물이기도 하며 감사하는 생활에서만 가능하다.
책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전쟁과 파괴세력에 대해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항해야만 한다고 한다. 이것은 죽음의 세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에 기초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인다. 평화를 가져오는 저항은 마음의 평화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으며 평화는 기도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공동체가 서로에 대해 용서를 베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 평화의 공동체는 우리 안에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국가 간 충돌 역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의 삶인 기도야말로 평화의 행동임을 인식하면서 헨리 나웬 신부님의 말을 묵상해 본다. “복음서의 평화와 비폭력의 영성을 실천한다면 진정으로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아들, 딸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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