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손길이 돼 온 양마태(마르타) 여사가 12월 3일 오전 9시20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향년 96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5일 오전 8시 서울 청담동성당에서 봉헌됐으며,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세종로성당 영복산묘원.
1919년 평양 아통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성모보통학교 교사로 활동하다 두 오빠와 함께 월남했다. 남한에서도 교편을 잡다 오빠 사업을 도우며 삶의 기반을 마련한 고인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나눔으로 승화시켰다.
지난 1977년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와 인연을 맺은 고인은 사단급 부대에 세워진 최초의 성당인 육군 노도성당 건축비용 전액을 봉헌하면서 활동을 시작해 4개의 군성당을 자비로 봉헌하고 15개의 군성당을 지인들과 봉헌하는 등 군복음화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또 2005년 중국 연변 화룡성당 건립을 지원하는가 하면 평생 꽃동네, 성소후원회, 한국교회사연구소 등 40곳 넘게 후원하며 사랑의 불씨를 전해왔다. 고령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틈틈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재를 털어온 고인은 남은 재산마저 통일이 되는 날 북녘 땅에 성당을 지어달라고 내놨다. 그러면서도 고인은 평생 택시 한 번 안 타고 짜장면 한 그릇으로 하루를 나는 등 자신을 위해서는 최대한 아끼며, 하루 2시간 이상 꼬박 기도하는 등 수도자와 같은 삶을 살았다. 이 같은 공로로 지난 1996년 한국평협이 수여하는 제13회 가톨릭대상(사랑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의 조카 차원석 신부(서울 노원본당 주임)는 장례미사에서 “고인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들이 촉매제가 돼 이 땅에 사랑의 물결이 이어지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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