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
5일 정자동주교좌성당 대성전에서 성인호칭기도가 울려퍼진다. 세속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주님께 봉사하고자 제단 위에 엎드린 사제품 후보자들. 그들의 머릿속엔 주님을 따르고자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사제가 되리라는 첫 마음을 가지고 신학교에 발을 들여 놓은 지 10여 년. 출신과 생김새는 모두 달랐지만, 성령의 은총은 동일하게 내렸다. 이날 사제품을 받은 새 사제들, 당신의 눈에 부족하기 그지 없지만, 하느님의 은총은 그들의 손이 첫 축복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해주셨다.
새 사제가 탄생된 13개 본당(호계동·하안·인덕원·범계·지동·영통영덕·송현·군포·율전동·중앙·망포동예수성심·흥덕·송탄)에서는 6·7일 일제히 새 사제들(한용희·이철민·신동호·이용인·나도진·정연진·김대현·김정욱·고현정·박우성·강유빈·송성규·조윤호)이 주례하는 첫 미사가 거행됐다.
첫 미사에는 수없는 기도로 자식이 걸어가려는 사제의 길을 닦아주었던 새 사제의 부모들을 비롯해, 본당 출신 성직자와 수도자, 전 신자들이 참례해 새 사제의 탄생을 축하하고, ‘성인사제’가 되기를 기도했다.
신자들은 새 사제가 탄생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전해 들으며 파안대소하기도 하고,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에 감격하기도 했다. 미사 후에는 각 본당마다 축하인사와 노래로 기쁨의 잔치를 벌였다.
중앙본당 출신 박우성 신부는 영적으로, 물적으로 묵묵히 도와준 본당 공동체에 감사하며 큰 절을 올렸다. 특히 신학생들이 새 사제의 부모를 위해 ‘어머니 마음’을 부를 때면 누구하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박 신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지켜본 본당 신자들을 위해 “한평생 하느님을 바라보며 기쁘게 살고, 삶으로 주님을 드러내며 사랑이 가득한 사제로 살겠습니다”고 다짐했다.
선배 사제들은 새 사제들에게 “온전히 예수님께 의탁해 어떠한 고난도 이겨나가길 바란다”며 “하느님 말씀 안에서 가슴 속에 용솟음치는 기쁨을 말과 글뿐 아니라 진실한 삶의 표정과 태도로 신자들과 나누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신자들에게는 새 사제를 위한 끊임없는 기도를 청했다.
본당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전하는, 넘치는 축하와 이어지는 기도에 새 사제들은 충실한 사제의 삶으로 보답하기를 다짐했다.
“하느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제, 신자들을 섬기는 사제가 되겠습니다.”(신동호 신부)
“미천한 종을 당신의 일꾼으로 삼으시고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김정욱 신부)
“예수님을 사랑하고자 했던 첫 마음을 끝까지 간직하겠습니다.”(이철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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