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 신학생 시절, 트리 장식을 위해 공통선(여러 개의 선중 공통으로 사용하는 선)을 찾고 불을 켜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그 공통선을 잘못 찾으면 트리장식용 전구에 불이 들어오지 않거나, 끔찍할 만큼은 아니지만 짜릿할 만큼의 전기 맛을 먹어야 했습니다. - 그때마다 아기 예수님이 신학생 잡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나곤 했습니다. - 그러다 공통선을 찾아 전기를 연결했을 때, 불이 들어오면 그 느낌이 말로… 최고!!!
때가 때인지라 성탄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여기저기서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예년 같지 않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경제·사회적 분위기가 그리 심상치 않은 탓일까요? 그래도 옛 추억이 강해서인지, 장식된 트리 불빛을 보면 ‘분명 저 복잡한 선에는 공통선이 있을텐데…’ 하고 찾아보려고 나름 전문가인척 해봅니다. 예전 그 설렘을 찾고 싶은가 봅니다.
얼마 전 스페인 산티아고에 다녀왔습니다. 여느 여정처럼 순례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니고, 잠시 시간을 내어 잠시 머물렀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은 왜 이 길을 걷고 있을까요? 이 사람들의 가슴속을 관통하는 공통선은 무엇일까요? 그 먼 길을 걷게 하면서도, 가슴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그 공통의 선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청소년사목의 현장에서, 아이들이 많이 없다고 합니다. 사실 아이들이 없는 게 아니라 오지 않는 것이 않을까 합니다. 그 무엇인가를 찾아다니는 현대판 유목민인 청소년들, 매트릭스의 복잡한 조합처럼 좀처럼 해석하기 힘든 존재, 청소년들. 그러나 이들은 분명 하느님의 사람들로서 그 가슴속에 흐르는 공통의 선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그 선을 찾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그 선을 영혼이라고, 양심이라고, 본성이라고도 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느님을 바라보고 그리워한다며, 청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울리게 하는 그 공통선이 있을 것입니다. 그 공통선을 찾아 성탄 트리의 불을 켜는 것처럼 청소년들의 가슴과 영혼에 불을 밝혀 주고 싶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이 시간, 새 생명의 기쁨으로 준비해봅니다. 이 시대 청소년들과 그 사랑의 벗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불 밝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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