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은 절망과 상처 속에서 슬퍼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께서 위로와 희망을 주시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2000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이 메시아의 도래를 간절히 바라고 원했던 그 당시의 모습과 매우 흡사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하루 평균 40명이 소중한 목숨을 포기하고, 실직과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불투명한 미래 속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연 초 경주 리조트 붕괴사건을 시작으로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세월호’ 대참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현세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 시대의 부정하고 비윤리적인 모습들을 총체적으로 목격하게 되어, 온 국민은 분노하였고 여전히 깊은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깊은 상실의 슬픔에 잠겨 있는 우리에게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한국 방문은 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크나큰 위로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교황님이 위로와 희망을 주시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오신 모습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더욱 분명히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제 참된 위로를 주시기 위해 다시 우리 가운데 오신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세상에 빼앗긴 평화와 온정의 마음을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온갖 세속적이고 이기적인 것들에 대한 집착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 마음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가난한 이들을 외면한다면 오늘 그들 가운데에 탄생하신 구세주 메시아를 만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또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우리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사랑의 친교를 넓혀가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다가서고 낮추며 마음을 열어 자신을 내어주는 삶이야말로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하는 유일한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더불어 구원의 역사 안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주님께 전구하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위로의 중재자’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게 됩니다. 우리도 성모님의 삶을 본받아 ‘위로의 중재자’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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