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세월호 참사로 내적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외상사건을 떨쳐 내거나 후회하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교구 사회복음화국 생명위원회 산하 안산생명센터가 문을 열었다. 12월 20일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된 축복식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함께했다. 유가족들은 한결같이 “눈물을 흘리는 이들 곁에서 따뜻한 손길로 위로해주기”를 부탁했다. 안산생명센터 변옥경(아가다·52) 센터장의 생각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이곳 생명센터는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고, 아픔을 딛고 이겨내고 있는 유가족과 안산지역 공동체가 주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대로 따를 생각입니다.”
2008년 로마 살레시오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변 센터장은 센터에 지원하기 전까지 대학 강사와 상담사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그는 마음이 아픈 이들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회에 건강한 정신뿐 아니라 진정한 행복, 가치를 찾게 하는 것을 사명감으로 여기고 지금까지 왔어요. 저의 사명감과 경력을 바탕으로 유가족과 안산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나갈 생각입니다.”
이러한 배경 아래 그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유가족 및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심리적·사회적 안정이다. 스트레스 완화로 자존감 회복, 상실감 회복 및 신뢰감 형성, 일상회복 및 삶의 의미 찾기 등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특히 고통을 들여다보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상처를 밀어내는 데만 골몰하면 진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깨달을 수 없어요. 우리 마음의 고통을 들여다보고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때, 그 가치에 한 발 다가가게 됩니다. 우리 센터에서는 그 방법을 많이 개발하고 운영할 거예요.”
더불어 지속적으로 봉사자를 양성하고 지역으로 파견해 지역 주민들의 심리적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 센터장은 현장에서 파악된 실태조사는 센터 운영은 물론 안산 지역의 아픔을 보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5년에는 거리캠페인이나 공개강좌 등을 마련해 센터를 홍보하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도 “이를 통해 기반을 다지고 지역 주민들의 실태를 파악해 나감으로써 내년, 내후년에는 진정한 위로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