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으로 분단되기 전 북녘 땅에는 3개 교구 54개 본당, 80여 명의 성직자가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메아리 없는 교회, 실체 없는 교회가 됐을지라도 북한에는 아직도 성령의 불길이 꺼지지 않고 우리 마음 속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1월 6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1000번째 봉헌되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이하 화해미사)’를 앞두고 정세덕 신부(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는 북한에도 가톨릭 신앙이 살아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정 신부는 “1000차 화해미사에서 북한의 54개 본당과 남한의 신자를 영적으로 연결하는 ‘영적 신자운동’을 선포하는 것도 북한의 교회가 미래에 다시 열릴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신부 설명대로 1000차 화해미사는 남한만의 축제가 아니다. 비록 북한에는 사제가 없어 미사를 봉헌하지는 못하지만 서울 민화위와 북한 조선카톨릭교협회의 합의에 따라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화해미사 후, 평양 장충성당에서도 매주 화요일마다 신자들이 모여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바치고 있다. 정 신부는 북한 신자들이 ‘평화를 구하는 기도’와 함께 공소예절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 신부는 “지난 1995년 3월 7일 첫 화해미사 봉헌 후 20년 동안 남북관계는 부침을 거듭해 왔지만 교회는 남북의 평화를 추구하는 정신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다”는 말로 1000차 화해미사에 담긴 의미를 되짚었다. 이어 “1000마리 학을 접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1000차 화해미사를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을 바라는 1000번의 기다림과 기도, 애타는 탄원이 하느님께 들어올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신부는 또한 “1000차 화해미사는, 미사가 봉헌된 지난 세월을 기념하는 자리이자 평화 실현을 위해 이전보다 더욱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자들의 마음을 모아 남북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1000차 화해미사에서 선포될 ‘영적 신자운동’의 구체적 실행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매주 북한의 1개 본당을 정해 기억하고 기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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