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사후 해결이 아니라, 꼭 예방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 열린 마을을 형성하고 공동체 정신을 되살려, 마을 주민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돌보도록 돕는 노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이철우 관장(서울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은 “이미 우리 사회의 심각한 생명문제로 떠오른 자살은 개인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한다. 특히 이 관장은 “각 지역 종합사회복지관은 주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일치를 돕고 생명수호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구심점”이라고 말한다.
최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5개 종합사회복지관들은 가톨릭 정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노력의 하나로 ‘CS(Caritas Seoul) 생명존중문화만들기’를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 등촌7 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해 동작, 유락, 상계, 한빛 종합사회복지관 등 교회가 위탁 운영 중인 서울 시내 복지관들이 한 뜻으로 나선 사업이었다.
이철우 관장은 이 사업을 실천하는데 누구보다 열심이다. 그가 재직 중인 복지관은 영구임대아파트 내에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거주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다 보니, 주로 독거어르신들과 장애인, 한부모 가족 등이 몰려드는 지역이다. 내적 치유를 바탕으로 한 예방 활동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 관장은 복지관 내에서 가장 먼저 자살예방 교육을 받았으며, 별도의 재원이 없어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생명수호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 큰 힘을 싣고 있다.
또한 이 관장은 지역주민들이 친교를 나누고 서로를 돌보려고 해도, 실제 만날 기회가 없는 현실적인 한계에도 주목했다.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웃들이 서로 도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두는 것이 가장 시급한 활동”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각 봉사자와 활동가들의 가정방문을 확대하고, 복지관 안에 ‘책이 있는 사랑방’, ‘장난감 도서관’ 등을 마련해 지역 주민들이 북적일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만남은 서로에 대한 돌봄뿐 아니라 세대 통합과 이주민 통합 등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평가시스템 안에서 전문가들에 의해 기획되고 진행돼, 실제 주민들은 너무 수동적으로 참여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주민들 스스로가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자발적으로 이웃사랑에 동참해야 인간생명 존중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이 관장은 각 지역 본당들이 복지관 활동에 적극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관장은 “하나의 복지관이 모든 활동을 다 할 수 없으며, 생명 수호를 위해서는 전문기관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특히 본당은 각 지역마다 자리 잡고 있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원봉사 인력을 지원하는 등 폭넓은 사랑실천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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