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은 미래의 지구는 식량 부족으로 황폐해지고, 전 세계의 정부와 경제는 붕괴된다. 많은 이들이 ‘농부’가 되고 싶어 하지만 지구는 갈수록 농사짓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간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내용이다. 영화는 식량 부족으로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그러나 이는 단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영양실조와 기아로 인해 하루 2만5000명이 죽어가고 있으며, 10억 명에 이르는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인류의 건강한 삶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도 아닌 굶주림과 영양실조이다.
굶주림은 한 개인이 짊어질 수 있는 짐이 아니다. 최근 세계 영양부족인구 현황 조사를 실시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불안과 영양실조는 단일의 이해관계자나 분야가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사안”이라고 평가하고, “국가적 조치뿐 아니라 복잡한 사회, 정치, 경제, 농업생태 분야에서 관련 정책과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현재 세계는 64억 명을 먹여 살릴 만큼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인류가 살아오는 동안 지금처럼 식량이 풍부했던 적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왜 8억 2000만 명이 넘는 인구는 여전히 굶주리고 있는 걸까?
기아의 원인으로는 자연재해와 전쟁 등을 꼽을 수 있다. 몇 년 사이 자연 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홍수, 아열대 폭풍우, 장기간 이어지는 가뭄 등과 같은 자연 재해는 저개발국가의 식량 안정성을 위협한다. 더구나 이상기후로 인해 식량 안정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1992년부터 인류를 위협하는 식량 위기 비율이 15%에서 35%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긴급 상황은 대부분 분쟁으로 야기된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에 이르기까지 분쟁으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난민이 됐고, 세계 식량 부족 사태를 초래했다.
빈약한 농업 기반 시설 역시 기아의 원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 생산량의 증가는 빈곤과 굶주림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하지만 많은 국가들이 충분한 도로와 개간 시설 등과 같은 농업 기반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저개발 국가들이 농업에 의존하고 있으면서도 주로 도시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식량 부족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마지막으로 산림개간, 지나친 다작, 가축 방목은 지구의 생산성을 소진시키고 근본적인 기아의 원인을 확산시킨다.
※문의 02-2279-9204, www.caritas.or.kr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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