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대리구 안산지구 운전기사사도회(이하 사도회)는 ‘기도’를 통해 신앙의 성장과 가정성화에 앞장서고 손님을 친절히 맞이하며,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고 ‘전교’에 앞장서는 개인택시 기사들의 모임입니다.”
지난 1월 9일 25주년을 맞은 사도회의 정병화(야고보·65·군자본당) 회장이 밝힌 사도회의 목적이다.
10명의 택시기사로 설립된 사도회는 교구 내 주요행사가 있을 때마다 발벗고 주차봉사와 교통정리 등을 맡아왔다. 아울러 독거노인들을 위해 식사를 배달해주고, 안산에 위치한 지적 장애인 거주시설 명휘원 소속 학생들의 방송통신고등학교 등하교를 돕는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아낌없는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2014년 4월 22일 안산개인택시조합이 세월호 유가족을 수송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를 제안했을 때도 정 회장은 조금도 주저함 없이 “당연히 가야지”라며 즉시 회원들에게 연락해 다음날 이른 새벽 회원들과 함께 진도 팽목항으로 떠났다.
팽목항에서 유가족을 싣고 안산의 한 병원 영안실에 내려주기까지 정 회장은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4시간이 넘도록 휴게소를 한 번도 들리지 못했지만, 유가족들은 ‘그냥 가주세요’라는 말만 되풀이 하셨어요. 눈물이 시도 때도 없이 흘렀죠.”
안산시 개인택시 총 2052대 가운데 23대가 사도회 활동 회원들의 차량이다. 최근 젊은 회원들의 영입이 점점 어려워져 걱정이 앞선다는 정 회장은 봉사활동의 가치에 대한 물음에 눈을 반짝였다.
“봉사활동은 조건 없이 베푸는 것입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고 물질을 앞세우면 봉사활동은 불가능해요. 봉사활동으로 수입이 줄어들 걱정을 하기 때문에 선뜻 사도회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세상의 가치를 기꺼이 포기하고 하느님을 따르는 일은 정 회장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회원들의 참여가 기대에 못 미쳐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하느님의 일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회원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지우면 금세 그만두게 됩니다. 그렇게 그만 두면 그 사람의 신앙생활도 어려워지지요. 늘 관심을 가져주고 어려울 때 도와주며, 무조건 그들을 보듬어 안아야 합니다. 이것이 전교라고 생각합니다.”
운전기사의 기도를 줄줄 외우며, 운전하는 동안 묵주기도와 화살기도를 봉헌한다는 정 회장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늘 주님께 매달린다. 정 회장이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비결은 단순했다.
“장애인들과 홀몸 어르신들을 도우면서 그들이 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계속 보듬어 줄 뿐이죠. 때론 아빠처럼, 때론 아들처럼 보듬어 주는 게 전부예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