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오는 2월 14일 추기경으로 서임될 멕시코 모렐리아대교구장 알베르토 수아레즈 인다(75) 추기경은 원래 지난해 교구장직에서 은퇴할 예정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게 “참고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의 추기경 임명은 멕시코 전체를 놀라게 했는데, 이는 멕시코교회가 사회 정의를 위해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오랫동안 멕시코는 광범위한 조직범죄와 부패에 시달려왔고, 교회 역시 많은 피해를 입어 지난 2년 동안 무려 8명의 신부가 범죄조직에 의해 살해됐다. 수아레즈 추기경 임명자의 고향인 미초아칸 주에서만도 지난 15년 동안 5명의 신부가 살해됐다. 갈취당하고 납치된 신부들은 부지기수. 범죄 조직, 그리고 이와 결탁한 공권력의 부패상은 뿌리 깊고 심각했다. 가톨릭교회는 그 위세 앞에서 침묵을 지켜야 했고, 아주 가끔 ‘부드럽게’ 반대의 뜻을 표시할 뿐이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 이후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교황은 멕시코의 성직자들이 불의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낼 것을 요청했다. 주교단이 사목교서를 발표했고 교황대사가 실종된 가족과 살해된 학생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우리는 정의롭고, 적절하고, 신중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그러나 분명하고 용감하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시대에 이 교황을 갖게 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급기야 수아레즈 추기경 임명자와 다른 4명의 미초아칸 주의 주교들은 지난해 12월 18일 화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멕시코 주요 정당들과의 관계가 원활한 그는 ‘신중하지만 실질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수아레즈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사목적 동기보다는 정치적인 조치로 분석한다. 멕시코교회가 사회적 문제에 더욱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정치 사회적 현상 유지에 도전하도록, 교계를 뒤흔들려는 교황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되기도 한다.
수아레즈 임명자 역시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교황이 보내는 신호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폭력과 이주 문제와 깊이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즉, 많은 가장들이 돈벌이를 위해 미국 등으로 이주하고, 범죄 조직들은 이를 이용해 10대 청소년들을 범죄 조직원으로 유혹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들과 관련해 교회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서 가톨릭과 그리스도교는 단지 전통일 뿐입니다. 종교와 신앙이 그저 축제 행사로 그치고 사회적 헌신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한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평신도들이 사회의식을 갖고, 기도와 신심행사 뿐만 아니라 사회 안에서의 활동에도 헌신하도록 양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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