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데 없는 노인들이 한가족으로 모여사는 노후의 보금자리「섭리의 집」협력자 윤석만씨(토마ㆍ64세)는 12명의 무의탁 노인들에게는 동기간이나 다름이 없다.
서울 구로구 시흥 3동 420의 4번지 야산을 등에 이고 아담하게 자리한「섭리의 집」은 65세에서 부터 88세에 이르는 할머니 10명과 할아버지 2명이 윤석만씨 일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지난 78년 12월 2일 음성나환자 자녀들을 위한 복지시설로 문을 연「섭리의 집」은 지난 82년 불우노인들의 집으로 변신했다.
16명의 나환자 자녀들이 함께 살면서 시작된「섭리의 집」은 개설초부터 한두사람씩 불우노인들을 받아들여 왔는데 같은 다미안사회복지회내 복지시설로 청소년들을 분산、82년 소년들은「그리스도의 집」으로、소녀들은「데레사의 집」으로 각각 보내고 무의탁노인들의 안식처가 됐다.
이때까지 40여명의 나환자 자녀 및 불우청소년들을 돌봐온 윤석만씨는 이들의 아버지 역할도 도맡았었다.
생활은 물론 기술 및 학교교육까지 뒷받침해주면서 윤석만씨는 실질적인 원장직을 수행하면서도 자신은「협력자」임을 강조해왔다.
불우청소년의 아버지로 함께 생활한지 4년만에「섭리의 집」이 노인복지시설로 변하자 윤석만씨의 역할은「아버지」에서「아들」로 바뀌게 됐다.
호적조차 없는 할아버지ㆍ할머니들의 호적 및 주민등록 만들기에서부터 병간호까지 윤석만씨가 해야할 일은 많다.
특히 어린이들과 같은 노인특유의 성격을 공동체안에서 원만하게 조화시켜 나가는 일이 가장 큰비중을 차지하고있다.
또 12명의 노인 중 생활보호대상자 및 영세민이 7명에 달해 운영비를 크게 덜어주지만 노인들이 언제 어떻게 발병할지 몰라 의료문제가 가장 큰문제로 남아있다.
그러나『매월 기적적(?)으로 적자를 면한다』며 웃는 윤석만씨는『바로 이것이 그분의 섭리』아니겠는가고 반문한다.
윤석만씨가「섭리의 집」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78년 다미안사회복지회의 파레이문도신부가 하우현본당 주임신부로 부임하면서부터였다.
당시 하우현본당 총회장을 맡아 뛰고 있던 윤석만씨는 파신부가「섭리의 집」을 개원하고 관리책임을 윤씨에게 맡겨 사랑나눔에 투신하게 됐다.
4년동안「불우청소년의 아버지」로 이후는「무의탁노인들의 아들」로 살고 있는 윤석만씨는『노인들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가족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각 가정에서 노인부모를 잘 공경한다면 사회적인 문제는 곧 해결될 것』이라고 역설한 윤석만씨는『사랑은 가까운 곳에서부터 찾고 실천해야 한다』고 사랑관을 피력했다.
명절때만 되면 나타나는「반짝나눔」보다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참사랑의 지속적인 나눔이 절실하다고 토로한 윤석만씨는 많은 사람들이 노인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가족으로부터 소외돼 외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도 시급하지만 가정의 푸근함 속에 여생을 보람있게 보내도록 돕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후원 이상으로 따스한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몇분 더 모실 수 있긴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노인들께도 잘 해드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윤석만씨는 경제적인 후원문제가 숙제로 남아있는「섭리의 집」이 더욱 포근한 여생의 터전이 될 것을 소망하면서 다시 한번 사랑나눔을 호소했다.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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