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어렸을 때 성당은 놀이터였고, 친구들을 만나는 행복한 장소였으며, 첫영성체는 가족들의 축하 속에서 행해지는 가장 큰 축제였습니다. 또한 여름신앙학교는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최고의 놀이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주일학교가 요즘 학생들과 부모님들, 심지어 교리교사들에게도 큰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일학교를 접어야 하는 것인가? 현재 한국교회에서 주일학교 말고 다른 대안은 있는 것인가? 중요한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일학교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면 이 주일학교 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각 본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주일학교는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1960~70년대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춘 본당 교리교육, 학교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셀 모임, 사회참여 중심의 가톨릭 대학생연합회가 있었습니다. 이후 1972년 교황청이 반포한 「교리교육에 관한 일반지침서」에 따라 주교회의 산하에 ‘교육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교리교육을 위한 사목적 노력이 본격화 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주일학교는 90년대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2000년 대희년이 시작되면서 큰 위기에 봉착하고 맙니다.
오늘날 주일학교가 처한 일차적인 문제는 아이들이 성당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부모들의 무관심이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심각한 문제를 풀기 위해 각 교구와 본당에서는 ‘재미’라는 요소를 들여오거나 간식이나 포상 등의 물질적인 공세를 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세속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재미와 쾌락을 추구하는 세상에 교회는 더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없으며, 간식이나 포상도 사회적 구조를 넘어서기 힘든 일입니다.
모든 정책은 그것이 지향하는 정확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수반되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아이들을 끌기 위한 몇몇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주일학교라는 시스템에 대해 확실한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교구 청소년사목연구소에서는 2016년 대리구제 안에서의 주일학교에 대한 시노드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대리구제 시행 10년을 점검하며 주일학교 시스템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검토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2015년 한 해는 바로 이 시노드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초안을 만드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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