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설계수명이 끝난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 시도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대표 양기석 신부)가 참여하고 있는 종교환경회의를 비롯해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노동당, 녹색당 등은 1월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핵발전소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이날 회의를 열어 지난 2012년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돼 3년째 가동이 중단된 월성 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 허가 여부를 심사하는데 따른 것이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대표 양기석 신부는 “천주교는 월성 1호기의 운행 중단을 요구하는 타 종단과 시민단체, 정당 등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월성 1호기 연장 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참가자들은 월성 1호기 주변 주민들과 함께 “수명이 끝났고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은 월성 1호기를 폐쇄하라”며 “수명 연장 심사에 주민 의사를 반영하는 법·제도를 마련하고 국회 노후원전 평가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간검증단이 이미 월성 1호기가 계속 가동될 경우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며 32건의 안전 관련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며 “안전성 우려를 해결하지 못한 채 수명 연장을 허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83년 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상태로, 천주교와 각 종단, 환경운동 시민단체 등에서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월성 1호기에 앞서 2007년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된 고리 1호기는 2008년부터 재가동돼 10년간 연장 운행 중이다.
고리 1호기의 경우 원안위의 심사 없이 연장이 결정된 반면 월성 1호기는 국내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노후 원전에 대한 연장 심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향후 노후 원전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안위는 1월 15일 10시간이 넘는 회의에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대립돼 월성 1호기 연장 운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달 12일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한편,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지난 1월 1일부터 월성 1호기와 고리 1호기 연장 운전 금지 입법 청원 천주교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일관되게 경고해 왔으며 2013년에 소책자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을 발표, 핵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설계수명 끝난 월성 1호기 운행 중단돼야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등 환경단체 기자회견
30년 수명 2012년 이미 중단… 연장 운전시 ‘안전 위협’
주교회의 정평위 1월부터 ‘연장 운전 금지’ 서명운동 중
발행일2015-01-25 [제2929호, 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