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사목의 연대와 활성화를 위한 한국교회 전체 차원의 ‘청소년사목지침서’ 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각 교구·본당차원의 세부지침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사목지침서는 청소년사목에 참여하는 이들이 사목 전망을 공유하고 일관성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방향과 실천방법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구마다 청소년사목에 관한 개념이나 사목 대상의 범위가 다르고, 청소년사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방향성도 제각각이기에 실질적인 사목적 연대가 이뤄지기 어려웠다. 또 공통의 전망이 없어 담당 사목자가 바뀌면 앞서 해온 사목이 일변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청소년사목에 연대와 연속성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이를 구현할 장치가 없었다.
이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지난해 초 ‘청소년사목지침서분과(이하 지침서분과)’를 구성하고 지침서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지침서분과는 국내 청소년·청소년사목 문헌을 연구하는 동시에 전국 청소년사목 관련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사목지침서 초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지침서분과는 지침서가 청소년사목의 방법을 상세히 규정하는 매뉴얼이라기보다 “한국 상황에 맞는 청소년사목신학을 정립하고 사목의 방향을 정하는 큰 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침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한국 청소년의 현실과 특성에 따라 사목의 맥락을 파악하고, 전 교구에 걸친 의견 수합으로 전망과 사명을 밝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지침서가 실질적인 실천방안도 제시해주길 바라고 있다. 현장의 모든 사목자와 봉사자가 전문가가 아닌 만큼, 청소년사목을 전문적으로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김재형(루카) 간사는 “청소년사목 담당 신부들은 구체적으로 적용되는 지침서가 나오길 바란다”면서 “지침서가 빨리 완성돼 현장에 적용되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외국 사례를 보면 국가나 대륙 차원의 지침서는 청소년사목 개념·비전·사명·목적을 명확히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원칙과 내용에 핵심을 두고 있다. 특히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가 이런 형태에 충실히 작성됐다. 필리핀과 라틴아메리카의 지침서는 실질적인 적용 방안도 포함하고 있지만, ‘지침서의 실천 방안 제안에 대해서는 각자 현실의 상황이나 맥락을 고려해 융통성 있게 적용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침서의 실천 방안은 제안일 뿐 서로 다른 사목현장에 일방적으로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청소년사목 전문가들은 “현장의 구체적인 전략은 교구·본당 차원에서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교구 차원의 구체적 전략을 제시한 좋은 사례가 수원교구의 「청소년사목지침서-청소년은 미래교회의 주인」이다. 2012년 인준된 수원교구 청소년사목지침서는 이론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뒀다. 선언적 부분을 최대한 간추리고 실제 현장에서 지침들을 구체적으로 실천, 적용할 수 있도록 풍부한 자료들을 첨부했다. 수원교구 청소년국은 현재 교구 청소년사목지침서를 바탕으로 청소년사목연구소, 지구별 청소년활성화본당 설치·운영 등 교구 차원의 다양한 청소년사목정책을 구현하고 있다.
지침서분과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재연 신부는 “아직 연구·조사 작업을 마친 것이 아니라 청소년사목지침이 어떻게 나올지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침서를 통해 전국 청소년사목의 공통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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