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에서도 오히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겨울 추위를 녹인다.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후원자인 김효갑(안나·92) 할머니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매월 5000원씩 후원금을 납부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2008년 남편을 여읜 뒤부터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남편과의 사이에서 자식도 없어 김 할머니를 돌봐줄 사람이 한 명도 없다.
할머니의 유일한 수입은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생활 보조비다. 그마저도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 약값으로 사용하고 나면 얼마 남지 않지만 이 돈을 쪼개 바보의 나눔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올해부터는 조금 더 무리를 해서 후원금을 두 배나 올렸다. 5천 원에서 1만 원으로.
김 할머니는 “5000원 더 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독거노인이기 때문에 여유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시작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하 본부)에도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다.
박 막달레나(가명)씨는 지구촌 빈곤으로 인해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2013년과 지난해 각각 10여만 원을 기부했다. 당뇨 합병증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그는 기초생활보조금과 자녀들이 준 용돈을 아껴서 후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박씨는 손녀 두 명과 먼저 하늘나라로 간 자녀 4명의 이름으로 기부, 자신이 드러나지 않기를 원했다.
또한 난치병,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자녀의 부모들이 같은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김혜주(가명·3)양의 부모는 백혈병 치료비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벌써 3년째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본부 정문선(보나) 대리는 “꼭 돈이 있는 사람이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여유 있는 분들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며 “기초수급대상자이지만 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싶다는 분들이 종종 찾아온다”고 전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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