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중학생 아들에게서 담배냄새가 납니다. 친구들 때문에 냄새가 밴거라고 하는데 나쁜길로 빠질까봐 걱정 됩니다. 어쩌죠?
아들이 담배 피는 친구를 사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1인 아들에게 담배냄새가 나기에 추궁을 하니 친구들의 담배냄새가 뱄다고 하더군요. 걱정돼서 그 친구들을 멀리하라고 충고하니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소릴 한다”면서 “다들 담배를 피는데 그럼 누구랑 노냐”고 따집니다.
요즘 청소년 흡연율이 높다곤 하지만 담배 피는 친구와 어울리면 아이도 담배를 피게 되고 불량해 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A. 담배를 핀다고 해서 불량아로 낙인 찍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들은 부모와 대화하지 않으려는 아이와는 다릅니다. 아들에게 친구들과 함께 흡연할까봐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대화로 전달해보세요.
아들한테서 담배 냄새가 나기에 추궁하는 부모의 걱정은, 담배 피우는 아이들과 어울리다가 우리 아들도 흡연을 하게 되고 불량해 질 것 같아서 입니다. 그런데 담배 피우는 청소년들은 모두 다 불량아인가? 담배를 피우고 안 피우고가 나쁜 아이, 좋은 아이의 구분이 될 수 없습니다.
제가 아는 수사님 한 분은 초3 때 담배를 피웠다고 합니다. 동네 형이, 학교가 끝나면 담배를 주워오라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교무실의 재떨이를 학교 안의 소각장에 비웠기에 거기에는 항상 담배꽁초가 있었답니다. 수사님은 동네 형이 무서워서 꽁초를 갖다 줬고, 또 피우라고 하니까 피웠답니다. 날마다는 아니고 가끔씩 말입니다. 그러다가 1년 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서 잠시 멈추었다가 중2 때 또 흡연을 했답니다. 그때 같은 반 반장 아이도 담배를 피웠답니다.
알다시피 요즘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흡연율이 높아져 가고, 또 많은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일찍 담배를 배웁니다. 남자 아이들은 담배피우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마치 자기가 어른이 된 것처럼 일찍 그런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흡연하는 아이들을 다 나쁘다고, 불량아라 판단하면서 아들을 미리 걱정하고 추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다들 담배를 피는데 그럼 난 누구랑 놀아요?” 라며 말했다 해서 정말 아들 친구들이 모두 담배를 피울까요? 100%는 아닐 겁니다. 화가 나서 하는 말입니다. “나에게 뭘 해 줬어요?”, “지금까지 나한테 해 준 게 뭐 있어요?”라는 말투는 진실보다는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화가 나서 격양되어 나오는 말입니다.
아들은 현재 담배를 안 피운다고 말합니다. 피다가 걸린 것도 아니고, 담배 냄새가 나기에 추궁하는 부모에게 친구들의 담배냄새가 배었다고 말합니다. 상담 내용으로 볼 때, 아이는 부모와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가 안 되는 아이는 “담배 냄새가 나는데?” 하면 방으로 확 들어가 버리거나, 문을 걸어 잠급니다. 또 아무 말도 안 하고 밖으로 나가 버립니다. 이러면 대화가 안 되고 큰일입니다. 다행이 아들은 부모의 말에 자기표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아들도 흡연을 할 까봐 몹시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아들과 대화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친구들이 다 담배 피우는 데 그럼 누구랑 놀아?” “아, 그럼 네가 사귀는 아이들은 전부 담배를 피우고 있구나! 그러니?” “응” “그럼, 아이들과 있을 때 넌 무엇을 해?” “무슨 생각이 들어?” 라는 식의 대화로 아들 심정을 들어봅니다. 그리고 “아, 그래, 너는 같이 가서 피지 않니?”라는 질문에 “담배는 해롭잖아. 난 안 피울 거야.”라고 대답한다면 그걸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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