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제3국을 택했던 76인의 포로 중 한 명인 고 김남수(안드레아)씨가 2월 2일 오전 8시50분 충북 음성꽃동네 인곡자애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83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4일 오전 6시 꽃동네 예수성심대성당에서 봉헌됐으며, 장지는 꽃동네 낙원묘지.
1933년 5월 15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태어난 김씨는 중학교 3학년 재학 중인 17세에 6·25가 터지자 인민군 징집을 피해 피신생활을 하다 국군과 유엔군에 잡히는 과정에서 인민군으로 몰려 거제도 포로수용소로 이송됐다. 그 안에서도 좌익과 우익이 패를 나눠 싸우는 것을 보고, 1953년 반공포로 석방조치 이후 제3국행을 택했다. 그를 포함한 76인의 포로들은 인도, 아르헨티나를 거쳐 브라질에 정착했다.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김씨는 자신을 비하한 일본인을 살해한 죄로 27년간 감옥과 정신감호소를 전전했다. 이후 상파울로 한인교회의 구명운동에 힘입어 1975년 형집행정지로 석방됐으나, 정당방위에 가까운 총기살인 사건이 이어져 재수감됐다.
14년이 지난 1993년 6월 MBC가 방송한 기획특집 ‘76인의 포로들’을 계기로 ‘김씨 석방, 귀환운동’이 시작됐고, 꽃동네 오웅진 신부는 그가 영구 귀국 할 경우 꽃동네에서 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명운동 덕분에 석방돼 1994년 3월 9일 41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김씨는 꽃동네 부랑인요양원에 입소해 21년간 거주하다 선종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