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사라져가고 희생자 유가족들도 지쳐가고 있는 이때야말로 교회가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1월 광주대교구 사회사목을 담당하게 된 최민석 신부는 진도 팽목항으로 내려왔다. 지친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자 상주하고 있는 최 신부는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4년 11월 11일 수색 종료. 19일 범정부 대책 위원회 해체. 실종자 가족들은 당연히 수색 종료 후 인양작업이 시작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인양이 언제 시작된다는 이야기조차 없네요.”
범정부 대책 위원회가 해체된 이후 팽목항에 거주 중인 실종자 가족에 대한 지원도 대부분 끊겼다. 천주교를 제외한 종교단체들도 모두 철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그나마 꾸준히 내려오는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봉사자들이 와서 음식, 청소, 시설 관리 등을 도와주세요. 그런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아세요? 불침번이에요. 밤중에 자박자박 소리가 나면 봉사자들이 튀어 나가요. 실종자 가족들이 자살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1월 14일 팽목항에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마련됐다. 300명 넘는 희생자들 사진 가운데 실종자 9명 사진은 없다. 다만 노란 종이에 가족들의 글이 적혀있을 뿐이다. ‘엄마 아빠는 숨 쉬는 것도 미안해’, ‘너랑 나랑 바꿀 수만 있다면’ 등 실종자에게 전하는 글들이 분향소를 찾는 이들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곧 있으면 설이지만 여기 계신 분들에게는 더 괴로운 시간일거에요. 이제 가족들 내부에서도 그만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요. 누가 그들의 이웃이 돼 주어야겠습니까? 바로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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