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화를 지향하는 한국교회 청소년·청년사목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목적 배려, 기도와 전례, 교리교육, 복음말씀 선포, 공동체 생활, 지도력 개발, 정의와 봉사, 옹호, 세계시민의식, 그리고 청소년·청년사목자 양성이라는 열 가지 청소년사목 구성 요소 각각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 열 가지가 균형 있게 갖추어져야 포괄적·통합적 청소년사목이 온전히 구성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도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다시 말해 청소년들이 공동체를 형성해서 잘 어울려 지낼 수 있게 되면 청소년사목이 어느 정도 잘 되고 있는 것으로 여긴다거나, 청소년들이 교리수업을 잘 듣고, 기도 잘 하고 미사 잘 드리면 충분하다고 보는 단편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사목의 일환인 청소년사목은 젊은이들이 복음화의 모든 영역에서 공동체의 충실한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사목 안에서 교리지식 전달뿐 아니라 복음 말씀을 가르치고 선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고, 청소년들을 공동체 생활로 초대할 뿐만 아니라 리더로서의 역량 개발을 해주어야 하며, 그들이 성당 안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사회에 나가서도 복음적인 정의를 외칠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을 옹호하고 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어느 한두 가지 요소에 치우침 없이 열 가지 청소년·청년사목의 구성 요소가 두루 고려될 때 통합된 비전으로서의 복음화가 실천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열 가지 구성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모든 구성 요소를 같은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전체적인 관점에서 모든 구성 요소가 필요하다는 전제는 공유하되, 현재 한국교회 청소년·청년사목의 상황을 고려할 때 좀 더 우선적으로 필요한 요소부터 안정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그 활성화 흐름을 다른 구성 요소에 순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되리라 본다. 청소년사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업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청소년들을 살피고 보듬어주기 위한 ‘사목적 배려’ 구성 요소를 중시하는 비율이 높았고, ‘교리교육’과 ‘기도와 전례’는 당연히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여기에 계속해서 개인화 성향이 짙어지고 있으며 공동체를 체험할 기회가 거의 없는 오늘날 청소년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공동체 생활’ 구성 요소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렇다면 청소년사목 안에서 이러한 기본 요소들부터 먼저 안정화할 수 있도록 애쓰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기본 요소들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본당이나 지역, 교구에서는 ‘복음말씀 선포’, ‘지도력 개발’과 ‘정의와 봉사’ 등 그 다음 구성 요소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실 위의 네 가지 기본 구성 요소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청소년·청년사목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적으로도 크게 개발, 활성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지도력 개발’의 경우, 장(長)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 복음화 사명 실천을 위한 스스로의 양성 과정이요 공동체를 그 지향에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훈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신자들은 많지 않다. 역할이 주어지면 어쩔 수 없이 맡기는 하지만, 스스로 그 사명에 대한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시선은 부족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옹호’나 ‘정의와 봉사’를 교회의 필수 구성 요소로 인지하는 정도도 높지 않다. 그러므로 나머지 구성 요소들의 경우 일단 그 개념을 공유하고 중요성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면서, 점차적으로 실천 활성화 전략을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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