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말추론가는 죽음, 심판, 천당, 지옥의 4편으로 구분되었으며, 4편 모두 신앙의 죄를 참회하는 공통된 주제로 이루어졌다.(하성래, 1985) 죽음은 4·4조 4음보 50구로 되어있고, 심판은 51구, 천당은 60구, 지옥은 67구로 되어, 총 4·4조 4음보 228구로 된 장편가사이다.
▲ 박제원이 지은 천주가사 ‘사말추론가’는 죽음, 심판, 천당, 지옥 4편으로 구분돼 있고, 신앙의 죄를 참회하는 공통된 주제로 이뤄져 있다.
가창자 박엄정은 앞부분의 죽음편을 5구까지 낭송조로 불렀으며, 가창자 서선이는 천당편 중 성모찬송에 대한 부분을 4구까지 부르고 있다. 4편의 앞부분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一. 죽음
죽음이여 죽음이여 어떤것이 죽음인고 / 혼이있다 없어지면 이가진실 죽음이라
초목에도 죽음있고 금수에도 죽음있고 / 어별에도 죽음있고 곤충에도 죽음있다
二. 심판
심판이여 심판이여 심판말이 무섭도다 / 이심판을 누가하나 천주엄히 집행하니
망자영혼 홀로끌어 두가지로 판결된다 / 공잇는이 상을받고 죄잇는이 벌받는다
三. 천당
천당이야 천당이야 항상믿고 발앴더니 / 용약하는 네영혼이 천당복지 들어왔다
삼구전쟁 싸우다가 승전하고 돌아왔네 / 개가한번 불러볼까 알렐루야 알렐루야
四. 지옥
세상에서 있을때에 지옥말만 들었더니 / 흉참하다 이영혼이 지옥중에 정말왔다
지옥학왕 높이앉어 저를보고 하는말이 / 네이마에 박힌인호 볼수없는 원수로다
박엄정 가창
박엄정 가창의 ‘사말추론가’는 구성음이 미 솔 라 도로 되었으며, 미가 종지음이다. 앞서 소개했던 ‘통회사’와 거의 일치하며, 마디와 박자표기가 난해한 동일 리듬의 ♪♪♪♪를 반복하고 있다. 이는 우리말의 음절이나 발음을 살리지 못하는 리듬으로eoc, 가창자가 부른 3곡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 악보 ‘사말추론가’ 가창자 박엄정.
서선이 가창
가창자 서선이는 가야본당 소속이며, 1970년대 경남 밀양군 명례공소에서 천주가사를 많이 듣고 불렀다고 한다. 서선이에 의해 가창된 노래는 ‘사말추론가’를 비롯하여, ‘소경자탄가’, ‘십자풀이가(서)’가 있다.
서선이 가창의 ‘사말추론가’는 12/8박자 8마디이며, 주요리듬은 ♪♩♪♩이다. 솔 라 도 레 미의 5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음을 고루 사용하여 순차 진행을 하는 평조로 볼 수 있다. 미-레-도-라-솔-도-미-레와 미-솔-미-레-도-미-레-도가 반복된다.
▲ 악보 ‘사말추론가’ 가창자 서선이.
이상에서 살펴본 ‘사말추론가’는 천주가사가 소멸되어가는 1930년대에 박제원에 의해 제작된 작품이다. 두 노래의 공통점은 규칙적인 4·4조의 사설과 경상도 지역에서 채집된 점이지만, 사설내용, 구성음, 박자, 리듬 등 노랫말과 가창법에서는 차별성이 나타난다.
{{img4}}강영애 교수는 음악인류학 박사로, 한양대와 교회음악대학원 강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대전교구, 마산교구 가톨릭상장례봉사자교육 전문강사로도 활동중이다.